아동교육에 드리운 인공지능과 추천시스템의 그림자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다시 세워야!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정보를 손끝으로 다루는 데 익숙하다. 유튜브, 틱톡, AI 챗봇 등은 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다. 그러나 이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알고리즘의 편향’이 아동의 사고를 제한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알고리즘의 효율, 그러나 ‘선택’의 왜곡 알고리즘은 아동에게 ‘흥미 있는 것만’ 골라 보여준다. 영상 플랫폼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연속으로 추천하고, 학습 앱은 실력에 맞춰 문제를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 겉보기엔 맞춤형 교육의 진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사라진다. 바로 “다양한 경험을 통한 비판적 사고”다. 모든 콘텐츠가 자동화된 선택지에 의해 결정된다면, 아이들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고민하는 기회를 잃는다. 이는 문제 해결력 저하, 타인의 관점을 고려하지 못하는 인지적 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별성보다 ‘유사성’에 중점을 두는 구조 알고리즘은 유사한 행동을 반복하는 사용자에게 더욱 유사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아동의 관심을 더욱 좁은 영역으로 가두며, 새로운 주제에 대한 탐구나 도전을 회피하게 만든다. 특히 인성교육이나 사회성 발달이 중요한 초등 및 중등 교육에서, 알고리즘 중심의 학습은 오히려 아이들의 정서적 공감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 게다가 알고리즘은 ‘공부를 잘하는 법’이나 ‘빠르게 정답을 찾는 요령’을 제공할지언정,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혹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묻지 않는다. 창의성과 공동체 의식은 화면 속 추천 목록에서는 길을 잃는다. 교육은 효율이 아닌 성숙의 과정 우리는 지금,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물어야 할 시점에 있다. 빠르게 많은 정보를 흡수하는 것이 과연 좋은 교육일까? 아니면 느리더라도 스스로 질문하고, 다양한 의견 속에서 토론하며 자라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일까? 디지털 기기와 알고리즘은 분명 교육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사람답게 사고하고, 공감하며, 판단할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아이들에게 ‘우연과 탐색’의 기회를 아동 교육의 현장은 기술의 속도보다 ‘사람의 성숙’을 기다려야 한다. 교사와 부모는 알고리즘이 아닌 삶의 경험과 대화를 통해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생각하고, 실수하면서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우연과 탐색의 여지”를 가질 때, 그들의 사고는 더 깊고 넓어질 수 있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다시 세워야 한다. 아이들이 갇히지 않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임경임(행복한 육아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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