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옥중칼럼-12] 삶과 죽음에 관한 생각 (不怨天不尤人 불원천불우인)
  • 입력날짜 2025-04-18 16: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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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정권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보석 결정을 기다리는 고통 속에서도 하늘과 사람을 원망하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아 본다. 삶의 가장 큰 스승은 죽음이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권력과 맞설 수 있다.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가며, 억울한 죽음을 밝히지 못한 슬픈 세상을 넘어설 수 있기를 꿈꿔 본다.

4월 2일 보석심리를 마치고 보석 결정을 기대했다. 4월 4일 윤석열 탄핵 파면 결정에 안도했으나 간신 한덕수의 도발로 내란의 불씨가 살아난다. 윤석열 검찰 범죄 정권의 종양이 제거되지 않고 암세포 전이가 계속되고 있다.

명태균, 김영선 보석 결정이 났다. 송영길을 풀어주기가 힘든 모양이다. 4월 15일 새벽, 108배 수련을 하고 찬물로 샤워한 다음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작년 4월 총선 때 감옥에 갇혀서 보내야 했는데, 이번 대선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가 생각해 본다.

2023년 4월. 프랑스에서 귀국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 2년 세월을 돌이켜본다. 보석 결정을 기대하다 보니 하루하루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마음을 비운다. 不怨天不尤人 불원천불우인, 존경하는 박석무 선생님이 주신 말씀이다. ‘不怨天不尤人 :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사람을 탓하지 말라’ (孔子 공자) 마음에 새긴다.

삶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죽음이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권력과 싸워 이길 수 있다. 삶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죽음이다. 죽음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스티브 잡스는 인류 최대의 발견이 죽음의 가치라고 한다. 죽음을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매 순간 죽음을 대면하고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기도를 한다. 오늘도 생명을 허락한 하늘에. 쇠창살로 조각난 하늘이 밝아져 온다. 사형 집행이 저녁에 예고 되어 있는 사형수의 심정에 들어가 본다. 매 순간에 삶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5년짜리가 겁도 없이 날뛴다’라는 윤석열 말이 떠올려진다. 세월은 흐른다. 권력도 바뀌고 흐른다. 삶도 흐른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며 하루 종일 용맹정진의 자세로 책을 읽고 명상에 잠긴다. 죽음은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죽음은 나의 친구이다. 인생이란 연극 무대에 캐스팅된 역할이 끝나는 날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권력과 싸워 이길 수 있다.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오늘의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가며 새로운 세상을 꿈꿔 본다. 우주 공간을 시속 10만 킬로미터로 날아가는 창백한 푸른 점 지구라는 우주선에서 잠을 잔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세월호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한 무능한 정권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소나무당 대표 송영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제공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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