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중규 칼럼-시대유감]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진영을 넘어서는 사회통합을 향해
  • 입력날짜 2025-03-23 08: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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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네 겹으로 짓누르고 있는 적대적 공생관계

한반도에는 한민족을 옥죄는 적대적 공생관계가 4중으로 겹겹이 놓여있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다. 가장 밑바닥층이 영호남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적대적 공생관계다. 밑바닥 서민들의 삶과는 전혀 무관하게(그것은 대구와 광주의 경제지수 GRDP가 전국 최하위인 것에서 드러난다), 윗자리 정치인들이 그를 통해 반세기 넘게 정파적 사익을 취하고 있다.

그다음 두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대변되는 진보-보수 좌우간이다. 그 역시 이념과 진영에 매이지 않는 밑바닥 서민들과는 무관한 것으로, 최근에 와서 브라만 좌파(Brahmin left)와 상인 우파(merchant right)로 규정된 것에도 알 수 있듯이 둘 다 기득권 세력으로 이해관계에 있어선 한 몸이면서 겉으로만 으르렁거리고 있다.

세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가 남북 정권이다. 남한의 정권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정권 안보를 위해 '북풍'이란 이름의 거래(보수정권의 경우 군사적 긴장 조성의 대가를, 진보정권의 경우 평화 퍼포먼스의 대가를 지불했다)를 했었고, 남북 정권 모두 남북 관계를 각기 북한의 인민과 남한의 민중을 통치 지배하는 수단으로 유용해 왔었다.

네 번째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적대적 공생관계다. 두 나라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바이든 대통령 사이에서의 '무역 전쟁'을 등 가히 숙명적인 패권 경쟁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문제로 쉼 없이 으르렁거리지만, 남북분단 유지 관련해선 그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이 네 가지 한반도를 짓누르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죄다 해체하지 않고는 한민족의 구원은 없다고 본다.

그 첫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기 위해 영호남의 합리적 정치세력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바른미래당 창당에 함께 했지만, 정파 간 이합집산 움직임 속에 그 꿈은 좌절되고 말았다.

두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 해체해 달라는 진영을 넘어서는 사회통합을 향한 민심의 갈망을 무엇보다 '안철수 현상'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른바 제3지대 정치 실험이 민심의 그 갈망을 온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지만, 밑바닥 민심에선 그 꿈이 아직도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은 세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 해체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하나 됨의 꿈은 남한 민중만이 아니라 70년 넘게 김일성 집안에 의해 통치당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 속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남북 정권 간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오로지 한민족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만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해체된다면 설사 남북통일까지는 아닐지라도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네 번째 적대적 공생관계인 미국과 중국의 남북을 향한 정치 군사적 압박도 약해지리라고 보는 것이다.

적대적 진영 정치에서 합의제 민주주의 시대로

2022년 대선 당시 적대적 진영 정치가 더욱 최고조에 달해 사회의 갈등 지수가 폭발 직전이었지만, 그럴수록 적대적 진영 정치 폐단을 극복하자는 진정한 사회통합을 향한 갈망도 더욱 간절해져 결국 그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는 '합의제 민주주의 시대'의 도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리라고 보고 있다.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회 자문위원

*여야 인사의 칼럼은 필자의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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