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에 차별을 두고 있다는 걸 아시나요?
  • 입력날짜 2024-10-09 08: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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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전법을, 산업안전법 수준으로 실효성 있게 개정해야!
▲김형태 학교 안전정책포럼 대표
▲김형태 학교 안전정책포럼 대표
학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안전법」)이 있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이 있다. 「학교안전법」의 주요 보호 대상은 유·초·중·고에 재학하는 학생들이고,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이 두 법이 비록 보호와 규제 대상은 다르지만, 사고와 재해를 예방하자는 뜻에서는 같은 취지의 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학생이지만 미래의 근로자에게는 「학교안전법」을, 과거에 학생이었지만 현재의 근로자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회보장제도의 성격을 가진 이 두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즉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이 두 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와 신분에 따라 학생일 때는 「학교안전법」의 보호 대상이 되고, 취업하면 「산업안전보건법」 보호 대상이 된다. 이런 논리라면 이 두 법은 체계도, 내용도, 실효성도 비슷해야 하는데, 그러나 생각보다 차이가 크다.

현재 산업재해는 줄고 있는 데 반해, 학교 안전사고는 매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학교 안전사고는 왜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날까?

학교 안전사고 비율과 산업재해 비율 비교

「학교안전법」에서 학교와 학생의 범위는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 의거, 주로 유·초·중·고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2010∼2019) 학생 수는 급감하고 있는데도 학교 안전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2020년~2022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날이 많아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비교 대상에서 제외함)

2010년에는 7,822,882명의 학생 수에 77,496건의 학교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사고 비율이 0.99%이었는데, 2019년에는 학생 수가 6,136,793명으로 줄어들었음에도 학교 안전사고는 오히려 138,784건으로 증가하여 사고 비율이 2.26%로 대폭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지난 10년(2010∼2019)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산업재해는 학교 안전사고와는 다르게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지속해서 저감하고 있다. 2010년 14,198,748명의 근로자 수에 98,645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재해 비율이 0.69%이었는데, 2019년에는 18,725,160명으로 근로자 수가 늘어났음에도 산업재해는 109,242건 발생하여 재해 비율이 0.58%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7년에는 재해 비율이 0.48%까지 떨어졌다.

참고로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 사망자는 2010년 1,114명에서 2015년 955명으로 떨어진 뒤 960~970명 수준에서 정체되었으나, 2019년 855명으로 대폭 감소하여 최초로 800명대 진입했고, 사고 사망만인율도 0.46‱로 하락하였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사고재해율(0.48)은 독일(2.3), 미국(2.47)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그러나 사고 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산재사고 사망자수)은 우리나라(0.52)가 독일(0.13), 미국(0.36)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산업계는 사고 사망만인율을 2019년 0.46‱, 2021년 0.43‱인 것을 2026년에는 OECD 38개국 평균인 0.29‱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통 사망자 500명대, 사고 사망만인율 0.2퍼밀리어드일 때 안전 선진국으로 본다.

<표>에서 보듯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학교 안전사고는 평균 1.61%의 사고 비율로 산업재해 비율 평균 0.56%보다 거의 3배 가깝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출처: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자료(2010∼2019) 및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 분석(2010∼2019)
▲* 출처: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자료(2010∼2019) 및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 분석(2010∼2019)
 
학교 안전사고와 산업재해 집계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눈여겨볼 것은 사고·재해 비율 추이이다. 즉 학교 안전사고 비율은 거의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반면 산업재해 비율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김형태 학교 안전정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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