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희귀 난치병 투병 에세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출간 평범한 10대 소녀와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동맥염’과의 기묘한 동거를 담담하게 써 내려간 투병 에세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가 출간(한겨레출판)되 관심을 끌고 있다.
희귀 난치병인 ‘타카야수동맥염’을 앓고 있는 2004년생 저자 신채윤의 투병 에세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가 그 주인공이다. 신채윤 작가는 17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희귀해서 어떤 식으로 아플 것이고 어떻게 나을지조차 알 수 없는’ 낯선 병, 타카야수동맥염과 조우했다. 비록 병을 앓는 일상일지라도 늘 배우려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힘을 기록하기 위해 이 책을 써냈다. 타캬야수동맥염은 몸속 주요 혈관에 만성적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100만명 가운데 2명꼴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환자 수가 적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희귀 난치병이다. 아픈 나도 나, 아픈 날도 인생이니까 병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의 일상에도 문득문득 괴로운 순간이 찾아온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에는, 형태와 내용은 다를지라도 삶의 고통을 겪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웃음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병을 ‘그림을 좋아하고, 웹툰과 독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자신을 나타내는 많은 특징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긴다. 고통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을 넘어 ‘아픈 나’의 모습까지 안고 살아가겠다는 한 여고생의 단단한 마음은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굳이 병과 ‘싸워 이기려고’ 하지 않는 저자의 성숙하면서도 의연한 태도는 독자들에게 삶의 태도까지 돌아보게 한다. ‘투병기’ 말고 ‘성장기’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는 투병기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현재 모습과 삶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담긴 ‘성장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아픈 자신에게 주변 이들이 건네는 따뜻한 마음을 세상의 소수자·약자들을 향한 시선으로 확장시킨다. 병에 걸렸다는 자신의 상태에 절망하고 슬퍼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인의 마음에서 느낀 감사함을 바깥으로 뻗어내고자 한다. 움츠러들지 않고, ‘병의 진행’이 아닌 ‘치료의 진행’에 집중하며 나아가는 저자를 보면, 이 소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모습으로 성장할지 누구든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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