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시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 21만 명 중 15만 명이 여성으로 무려 71%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이 겪고 있는 질병의 수는남성에 비해 1.6배가 높고 무주택자는 남성보다 3배나 높으며, 월평균소득도 남성의 79%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이처럼 같은 독거환경에 처했어도 남성에 비해 건강과 경제영역에서 더 취약한 15만 여성독거어르신 지원정책 마련에 나선다. 이는 그동안 성별 구분 없이 지원하던 독거어르신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써, 시는 여성 독거어르신에 특화된 ▴건강 ▴돌봄 ▴안전 ▴일자리 ▴활동 등 5개 분야 정책과제를 올 연말까지 발굴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여성 독거어르신의 생활실태 및 정책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서울시 독거어르신 전수조사 DB를 기초로 만65세 이상 독거어르신 5만8,702명을 성별 분석했다. 성별분석 후엔 직접 쪽방촌, 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상담센터 등을 찾아가 여성독거어르신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심층 분석 결과 먼저 서울시 전체 어르신 남녀비율은 여성 56.6%, 남성 43.4%인데 비해, 독거어르신 비율만 봤을 때는 여성이 71%, 남성은 29%로 여성독거어르신 비율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령 1인가구여성 비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는데, 전기어르신(65세~74세)과 후기어르신(75세 이상)으로 나누었을 때 여성비율은 각각 50.3%와 49.7%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남성은 전기어르신 65.8%, 후기어르신 34.2%로 나타났으며, 후기어르신의 성별비율을 따졌을 때, 여성이 83.5%, 남성이 16.5%로, 75세 이상의 여성노인이 남성노인에 비해 약 5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독거어르신은 남성에 비해 건강과 경제적인 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독거어르신의 질병수가 여성 2.7개, 남성 1.6개로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높았다. 대체로 연령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질병수가 많아지는 양상을 보였으며, 주요 질병은 관절염, 고혈압, 신경통, 골다공증, 당뇨병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면과 관련해서는, 월평균 소득은 여성 42.5만원, 남성 53.5만원으로 여성소득이 남성소득의 약 79% 수준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45만원 이하인 경우는 여성이 72.3%, 남성이 62.2%이며, 100만원 이상인 경우는 여성이 7.5%, 남성이 13.8% 였다. 또한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성 7.7%, 남성 14.7%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이에 반해 무주택자는 여성 2만7,822명, 남성 8,684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높았다. 이처럼 건강, 경제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크게 겪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웃, 친구 등 사회에서도 고립된 여성독거어르신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와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는 44.9%, 이웃과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도 47.5%로 나타났다. 한편 독거어르신의 여가활동은 여성 1.16개, 남성 1.22개로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여가활동 프로그램은 ‘TV/라디오 시청(80.8%)’이 가장 많았으며, ‘사교활동(19.5%)’, ‘등산/산책(10.6%)’ 순이었다. 단체활동 참여는 여성은 ‘종교단체>경로당>노인복지관>’ 순이며, 남성은 ‘종교단체>노인복지관>사교단체’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이 높을수록 참여단체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독거어르신이 받고 싶은 공공 및 민간서비스로는 ‘건강’과 가사지원, 말벗서비스 등의 ‘일상생활’ 서비스가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유형별로는 주택의 경우 여성이 ‘임대아파트>주거환경개선>시설입소>공동생활주택’ 순으로, 남성은 ‘임대아파트>주거환경개선>공동생활주택>시설입소’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욕구는 남녀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소득에 대한 서비스 욕구는 ‘후원연계>공공기관 일자리>민간취업 알선’, 식생활 욕구는 ‘밑반찬 배달>식사배달>경로식당’, 일상생활 욕구는 ‘가사지원>말벗서비스>사랑의 안심폰>외출동행’, 건강욕구는 ‘정기건강검진>건강보조식품>간병서비스(방문)>의치/보철지원>간병서비스(병원)’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전수조사 DB 성별분석에 이어 앞으로 여성독거어르신의 지원정책 발굴을 위해, 건강, 돌봄, 안전, 일자리 영역에서 기존 정책을 점검해 정책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전문가회의를 진행해 여성독거어르신에 특화된 관련 정책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그동안 서울시는 독거어르신에 대해 성별구분 없이 지원해 왔으나 여러 조사결과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여성독거어르신에 특화된 정책과제를 발굴해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는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여성1인가구 지원정책을 발표한 데 이은 젠더(GENDER)관점의 정책으로 차이를 줄여 정책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경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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