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 실질적으로 구민을 위한 시설인지는 의문” “취임사는 민선 8기를 선택한 주민의 의견, 기본에 충실한 행정 펼칠 터” “지방자치단체는 종합행정으로 지역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이고요. 지역 살림이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구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11월 3일,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밝힌 지방자치에 대한 일성이다.
이날 오후 영등포구청에서 진행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과의 인터뷰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영등포시대를 포함, 5개 신문사 국장, 정치부장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민선 8기 출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관한 질문에 “8월 8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영등포지역 내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때 수재민을 위해 서슴없이 나서 위험에 빠진 이웃을 구한 구민,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며 어려움에 부닥친 수재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구민들을 보면서 영등포구청장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구민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8억여 원의 수재의연금·물품 등을 후원해 준 덕분에 영등포는 ‘수해 특별재난 지원금’ 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도 반지하 어려운 세입자들을 위주로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심전심으로 도와주신 구민과 비상근무를 마다하지 않은 영등포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재 영등포구의 반지하 주택은 9,057가구가 있다. 최호권 구청장은 이어 “신길뉴타운이 조성된 후 줄 곳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을 위해 신길뉴타운을 경유하는 6713 버스 노선을 7년 만에 신설해 신길뉴타운 주민의 교통 불편을 덜어드린 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6713번 버스는 10월 17일 시승식을 시작으로 신길뉴타운 운행을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최호권 구청장은 10월 19일부터 시작한 각 동 탐방을 통해 알게 된 주요 현안과 느낀 점으로는 “재개발 재건축 대상지인 양평14구역의 열악한 주거환경 등”을 언급하고 “종합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영등포구민이 12년 만에 지방 권력 교체를 선택한 이유와 민선 8기 영등포구청장 취임 후 구정 운영 방향에 관한 질문에는 “신도림역 다리 위에서 구로와 영등포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영등포구가 낙후되었다)”라며 “현재 서울의 가장 큰 이슈는 재건축이다. 손발을 맞춰 같이 일할 우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문래동 철공 단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가까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게 맞다”라며 “중소벤처기업부, 산자부 등과 같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서 추진해도 15년에서 20년이 걸릴 수 있다. 임기 내에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미래의 그림을 일단 그려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은 상징성은 있지만 실제로 영등포구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이 예정된 문래동 부지는 그 명성에 비해 너무 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우리 영등포구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제2 세종문화회관이 실질적으로 구민들을 위한 시설인지는 의문이다”라며 “지역 내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구민이 바라는 방향, 구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심사숙고 중이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우리 영등포구 문화예술인이 1천 명이 넘는다. 그런데 현재 영등포문화원은 1971년도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같은 해에 지어졌다”라며 “영등포구 예술인총연합회 및 소속 7개 예술협회에 관한 인프라가 하나도 없다. 그동안 비가 새는 등의 개보수 비용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10월 4일 본지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영등포문화원 내에서 예술인총연합회 및 소속 7개 예술인협회가 사용하는 공간은 5평 남짓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 용산구청장이 “‘주최자가 없으니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을 소환한 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시민의 안전을 챙기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기본에 충실했어야 한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교훈을 얻어야 한다”라면서도 “네 탓 내 탓을 따지며 반목과 갈등을 초래하는 일은 삼가고 가능하면 힘이 되고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영등포구의회와의 협치에 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만났던 분들의 의견, 인수위 과정에서 들었던 조언을 취임사에 담기 위해 취임사를 직접 썼다. 취임사는 민선 8기를 선택한 주민들의 의견이다”라며 “이런 의견을 함축적으로 반영해 기본에 충실한 행정을 펼쳐나가며 구의회와 소통하겠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미래를 대비하는 구정 운용, 그 운용을 위한 방향성이 취임사에 담겨 있다”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대림역 지하철 2·7호선 환승역 역세권에 대한 기대와 미래 과학 인재 양성, 지역 이미지 개선계획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에 관한 질문에는 “대림동에는 남부도로사업소 부지가 있다. 현재 영등포구 나름대로 부지 활용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일부 진도가 나갔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현재 세워진 일부 계획안을 변경해 그 안에 서울시립과학관을 유치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해서 전달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최호권 구청장은 “과학교육의 중요성,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고 “대림동은 우리 동포와 내국인이 함께 살고 있고 공통분모는 교육으로 특히 과학교육은 미래의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이 같은 내용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도 직접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재건축·재개발 등 추진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추진 방향과 계획, 예산 조달 등에 관한 질문에는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파트만 건축해서는 지역 주민을 위한 삶의 질 향상과 생활 안정 등이 이뤄질 수 없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재개발 재건축 시 나타나는 투기 세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구도심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라며 “주택과 주택 사이의 담을 없애고 녹지로 연결하는 방안을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경부선 철도 지하와 사업도 언급했다. “영등포를 남북으로 갈라놓은 경부선 철도는 1900년도에 들어섰다”라며 “경부선 지하화 사업으로 하나의 영등포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2주 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경부선철도(도심 철도) 지하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당부했다”라며 “머지않아 특별법이 제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혔다. 영등포구는 경부선 지하화 사업에 신길역~영등포역~신도림역 3.3km 구간이 포함되며 용산, 동작, 구로, 금천, 안양시, 군포시 등 7개 지자체의 숙원사업의 하나다.
박강열 기자 |
포토뉴스
HOT 많이 본 뉴스
칼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