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밥은 먹었냐, 어디서 뭐 하냐?”
영등포구의회 김지연 의원이 영등포시대 편집국의 추천을 받아 문래동 허준영 담배 할아버지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허준영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도림동, 문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영등포구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지연입니다. ‘감사하다’라는 말보다 더 아름다운 말이 있을까요? 마음을 전하고 싶은 수많은 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잔잔한 일상의 힘이 되어 주신 분께 인사를 전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구름 속에 만나는 곳’이라는 팻말이 붙은 정자가 있습니다. 90년대에 지어진 옛날 아파트이지만, 외관은 비교적 말쑥합니다. 이곳은 ‘구름 속에 만나는 곳’이라는 감성적 팻말, 짝이 맞지 않는 의자들, 오랜 시간 동안 하나씩 수집되었을 것 같은 낡은 도자기, 산수화, 개성이 강한 부엉이 그림들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저녁에는 그곳에서 ‘구름이 쉬어가듯’ 담배를 태우는 주민들이 모입니다. 우리 가족 중에는 흡연자가 없기에, 예전에는 ‘흡연실’인 이곳을 지날 때면, 숨을 참고 빨리 지나가곤 했습니다. 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허준영 선생님을 뵙기 전까지는요! 2년 전, 지방선거에 출마했을 때, 저에게 모든 것은 도전이었습니다. 이름이 쓰인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을 했던 첫날, 마음속으로는 눈물을 쏙 뺄 만큼 어려운 일도 겪었습니다. 어둑해진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동네 ‘구름 속에 만나는 곳‘의 주민들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때 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허준영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사모님의 병간호를 하고 계셔서, 집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담배를 피우는 짧은 시간이 유일한 휴식 시간일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와중에도 햇병아리 같은 동네 구의원이 걱정이 되셨는지, 당신 살아온 이야기, 정치 뉴스에 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저 ‘구름 속에서 만나’ 저는 커피믹스 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선생님은 담배 한 대를 피우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많은 사람과 만나는 기초의원은 그분이 당원, 민원인, 단체 활동 여부 등에 따라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를 생각합니다. 늘 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는 비단 제가 정치인이기 때문에 하는 고민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심지어 ‘가족’ 내에서도’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로서 기능과 역할이 있습니다. ‘관계’란 서로 기대하는 역할 수행이 잘 돼야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이런 기능에서 벗어나, 그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관계가 꼭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잔잔하게 “밥은 먹었는지”만 물어도 어색하지 않은 관심, 커피믹스 한 잔 마실 시간 동안에 나눌 수 있는 평범한 대화들이 무척 소중합니다. 저에게 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허준영 선생님은 그런 분입니다. 선생님은 늘 툴툴거리는 말투로 “앞으로 아는척하지 마~!”라고 하시면서, 가장 아는 척을 많이 해주십니다. “밥은 먹었냐, 어디서 뭐 하냐?”라는 가장 일상적인 질문만 하려고 전화를 주십니다. 선생님께 저는 어떤 대단한 도움이 되지 못했으나, 그저 존재만으로도 지지받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우리 동네 담배 할아버지 허준영 선생님께 전하지 못한 마음을 이렇게 전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담배 조금만 피우세요!
김지연(영등포구의회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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