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옥중칼럼-3] 2월 28일 결혼기념일 밤, 대만. 2.28 사건을 다시 살펴본다
  • 입력날짜 2025-03-04 12: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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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2월 28일은 결혼 38주년 일이다

결혼기념일에 개봉되는 봉준호 감독의 SF영화 ‘미키17’을 같이 보고 싶었다. 남편이 감옥에 갇혀 있어 결혼기념일 날 같이 식사도 못 하고 작년에 이어, 또 구치소 면회를 오게 해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12·3 계엄과 같은 꼴, 닮은 모습 2·28사건

대만의 2·28 사건과 12·3 윤석열 내란 계획은 권력이 계엄을 통해 국민을 탄압하려 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1947년 대만에서는 학살이 자행됐지만, 대한민국은 국회의 결단으로 유혈사태를 막아냈다. 이제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2월 28이 되면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1947년 2월 28 대만에서 있었던 계엄령과 학살 사건이다. 많은 한국인이 대만을 여행하지만, 타이베이 2·28 공원과 2·28 기념관을 들러본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나도 잘 몰랐다. 2014년 여름, 칭화대학 방문 학자로 베이징에 1년간 있었다. 남북통일 대비 대륙과 대만, 양안 관계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베이징 시각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만정치대학 초청으로 3개월 동안 방문 학자로 타이베이에 머물렀다. 당시 타이완 시장이었던 라이징더 (현 총통)을 만나 2·28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대만은 곳곳에 2ㆍ28 기념관과 추모탑, 기념 공원 등 시설이 존재한다. 국공내전에 패색이 짙어진 중국 국민당 정부(중화민국)는 명나라 말 정성공이 청나라를 상대로 明朝 부흥 투쟁 근거지로 대만을 점령하듯이 대만을 점령했다. 이때 장개석과 함께 약 2백만 명이 대륙에서 대만으로 옮겨왔다. 17세기 중후반, 명청 교체기 때 대만으로 이주한 사람을 본성인, 장개석 때 온 사람을 외성인 이라 한다.

장개석 국민당은 본토인들을 철저히 억압했다

정부 관리 임명, 취업, 급여 수준 등에서 본성 인들은 철저히 차별을 받았다. 2월 27일 타이베이 한 빌딩 복도에서 정부 전매품인 담배를 노점에서 판매하던 한 여인을 담배 주류 공사 직원과 경찰이 폭행했다. 이에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소요 사태로 발전했다.

그러자 경찰이 발포했고 천원시라는 학생이 사망했다. 다음 날인 2월 28일 날, 광주 5·18 처럼 군중들이 발포자 처벌을 주장하며 집결했다. 대만 행정장관 겸 총사령관 '천이'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령에 격분한 시민들이 경찰서에 난입, 충돌이 벌어지자, 계엄군은 기관총으로 무차별 사격을 했다. 시위대는 무기고를 습격하여 무장하고 계엄군과 전투가 벌어졌다.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타이베이시 참의회는 2월 28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계엄 해제를 의결하고 ‘2·28 사건 처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진정 국면이 되었다. 여기 까지는 공주 5·18 초 중기와 최근 내란 사태를 합친 것과 유사했다.

문제는 3월 8일부터 본토에서 장개석이 증파한 2개 사단 병력이 상륙하면서 무자비한 탄압이 시작되었다. 타이난, 가오슝, 지중 등 대만 전역에서 국회의원, 판사, 교수, 의사, 지방의원 등 대만의 지도적 인물들과 대학생 등 2만~3만 명을 체포해서 처참하게 살해했다.

나는 2·28 기념관을 들러 관장 및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광주 5·18과 제주 4·3 그리고 2·28 을 비교한 강연도 하였다. 6·25 전후에 좌우 양쪽의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 대중가요 가사에 나오듯이 좌우 양측에서 철삿줄에 꽁꽁 묶어 집단 총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대만은 큰 철삿줄로 발목 뒤와 손목 살을 찢고 뚫어서 굴비 엮듯 엮어서 바다에 집단으로 빠뜨려 죽였다.

대만 본성인들 중 가족 친척 친지 중에 2·28 사건 희생자가 없는 사람이 없었다. 제주 4·3과 비슷했다. 이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1987년 장징궈 총통이 계엄을 해제했다. 한국의 6월 항쟁 영향이 컸다고 본다. (대만 계엄해제일이 7월 15일, 6월 항쟁이 6·10, 6·29 선언)

그 이후 최초의 본성인 출신 국민당 리덩후이 총통 이후 민진당이 대만정치를 주도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시작된 인종학살

증오와 혐오, 말살 등 제노사이드란 지옥의 문을 열어젖힌 히틀러, 그 이후로 그리스,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에서 행해진 인종 청소, 대량 학살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우리 인간들 내부에 잠재한 공포와 혐오, 적대감,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이 쌓이면 마른 숲에 불씨 하나로 산불이 일어나듯이 학살과 보복의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

나는 타이베이, 타이난 등의 2·28 추모관을 돌아보며 사망자들의 처형 직전 사진과 그들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긴 메시지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인간의 악마성, 짐승과 같은 잔인함에 소름이 듣는 것을 느꼈다. 같은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을 저렇게 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은 최면이다. 반복되는 편견, 증오, 보복 프레임으로 합리화한다. 역사를 왜곡하여 증오를 불러일으킨다.

괴벨스는 유대인을, 예수를 십자가에 달아 죽인 살인자, 흑사병 페스트를 퍼뜨리는 쥐, 공산당으로 매도하여 증오심을 선동했다. 유대인 가진 재물을 뺏으려는 탐욕과 결합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2차대전 당시 생체 실험을 한 하얼빈 731부대 현장을 가본 적이 있다. 생체 실험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마루타(통나무)로 교육했다. 실험용 기니피그로 자기 최면을 걸었다. 반국가 세력은 히틀러 때 스탈린 등에서 김일성 체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 등 독재 정권이 애용하는 단어이다. 노상원은 수첩에 여야 당대표, 국회의장, 국회의원 정치인들을 쓰레기 취급하며 체포도 아니고 수거 대상이라고 기재했다.

윤석열 비상계엄 내란 세력이 언어를 오염시키고 있다

헌법과 우리나라 말의 기본 뜻을 왜곡시키고 있다. 로마 시대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을 죽일 때,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학살할 때, 1923년 일제가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을 학살할 때, 이들이 우물에 독약을 타고 병균을 전파한다는 등 유언비어를 만들었다.

윤석열 내란 세력들이 계엄을 합리화하기 위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다. 부정선거 원조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이다. 모두 계엄령을 통해 군대의 총칼로 협박, 변칙 개헌으로 대통령 자리를 도둑질한 사람들이다. 윤석열은 검찰 권력을 이용하고 부정한 선거 운동으로 대통령 자리를 도둑질한 사람이다.

STOP THE STEAL (도둑질을 멈춰라)는 말은 당시 집권당 대표인 나, 또는 이재명 후보가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2022.3.9 밤

나나 이재명 후보 모두 0.73% 미세한 차이이지만 깨끗이 승복하고 윤석열 당선자 확정되기도 전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주한 외국 대사들이나 프랑스 체류 중 유럽 정치인들을 만날 때 이 점을 평가하면서 대한민국 선거관리 체제와 압도적 다수당인 집권당의 선거 승복에 대하여 높게 평가했다.

국회에 이어 헌법재판소가 헌법 수호를 선언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거짓말 잔치는 끝나간다. 헌법재판소 탄핵 변론이 종결되었다. 3월 중 8:0으로 탄핵 인용, 파면 결정이 내려지리라 생각한다. 윤석열이 서울구치소에 있으면서 경호 차량의 호위를 받으면서 요란하게 헌재를 다니던 일도 끝이 났다. 하루속히 파면 결정이 나야 서울구치소 교도관들, 수용자들의 불편도 해소될 것이다.

취침 시간이 지나 밤 12:00가 넘어간다. 잠 못 이루는 밤이다. ‘야만대륙 Savage Continent’을 다 읽었다. 2차 대전 이후 진행된 각국 인종학살의 생생한 보고서이다. 2월의 마지막 날에 2·28 대만 계엄령을 생각한다. 12·3 계엄 당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가 없었다면 유혈사태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지옥의 문이 열리게 되었을 것이다.

나도 수거 대상이었다고 한다
국회에 이어 헌법재판소가 헌법수호를 선언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여야 인사의 칼럼은 필자의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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