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영등포의 시작!
  • 입력날짜 2024-09-16 10:17:48
    • 기사보내기 
영등포역 쪽방촌 개발, 공공이 주도하는 최초의 정비사업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영등포역 쪽방촌은 우리 구의 관문인 경인로 일대에 형성된 쪽방 밀집 지역이다. 쪽방촌의 역사는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빈곤층이 경인로 일대 여인숙이 밀집한 지역으로 대거 몰리면서 집단 주거지역이 형성되었다. 1~2평 규모의 쪽방에는 화장실은커녕 부엌도 제대로 없다. 쪽방 주민들은 월세나 일세를 내며 가까스로 생계를 영위해 왔다. 살던 고향을 떠나 도시로 왔지만, 빈민으로 전락하고만 이들은 열악한 거주지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온 세상이 천지개벽했지만, 쪽방촌만은 예외였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만 되면 경쟁이라도 하듯 쪽방촌을 위한 대대적인 개선 공약을 발표했다. 허름한 골목, 가난한 이들을 병풍 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약속을 남발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운 공약들은 공허한 외침만 남기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공약(空約)이다. 헛된 약속, 속 빈 강정일 뿐이다.

2015년 영등포역 쪽방촌 일대에 도시환경 정비사업이 추진된 적이 있다. 얼마 못 가 쪽방 주민을 위한 이주 대책 미비로 흐지부지 중단됐다. 2020년 1월에는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시장, 영등포구청장, 국회의원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해 ‘영등포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LH, SH, 영등포구청이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2021년 지구계획 및 보상을, 2023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다. 약속대로라면 2023년 영등포역 쪽방촌은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탈바꿈해야 했다. 그러나 변화는 없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구청장 취임 후, 지지부진하던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토부와 LH, 서울시 및 SH 등 관계 기관과 밤낮으로 열정을 다해 협상 노력을 다하였다.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이 영등포역 쪽방촌을 방문했다. 구석구석을 둘러 보고 주민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어 직접 의견을 청취한 원희룡 장관은 그 자리에서 사업 시행 관계 기관에 신속한 추진을 당부했다. 또한,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SH의 적극적 추진 의지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이때부터 정비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2월 28일, LH․SH․영등포구청이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추진에 대한 <기본 협약>을 체결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정부가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3년 만이다. 당초 우리 구가 부담키로 한 총사업비의 10%를 LH와 SH가 5%씩 각각 나눠 분담토록 협상하여, 우리 구 예산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성과도 거뒀다.

영등포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공공이 주도하는 최초의 쪽방촌 정비사업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쪽방 거주자, 신혼부부와 청년층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한다. 총 782호 주택 물량 중 쪽방 주민을 위한 임대주택은 370세대다. 지금보다 2배 이상 넓은 5평 규모에 저렴한 임대료를 내는, 취약계층을 위한 획기적인 주거 공간이다.
또한 사업 기간 중 쪽방 거주자를 위한 임시이주 공간도 마련한다. 집주인이 빨리 동의해 준다면, 올 연말부터 냉난방시설이 갖춰진 현대적인 조립식 주택으로 옮겨,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현재 SH가 감정평가 등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며, LH에서 임시이주 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118년 만의 역대 최장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쪽방 주민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이다. 지난 8월 초, 폭염으로 주민들이 걱정되어 직접 현장에 나가 살펴보았다. 무료 급식소에서 시원한 냉국과 반찬을 나누는 봉사를 하면서, 수십 년간 쪽방 주민을 위해 헌신해 오신 ‘토마스의 집’과 ‘광야교회’ 봉사자들께 감사의 말씀도 전했다. 구에서는 쪽방 주민들의 여름 나기를 위해 <이동 목욕 차량>, <무더위 쉼터>, <열대야를 식혀주는 밤더위 대피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골목길에 시원한 물방울을 뿌려주는 <쿨링포그>와 <공용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해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공공주택에 입주하기 전까지 특별보호 대책을 실시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꼼꼼하게 챙기겠다.

2026년 신안산선과 2030년 GTX-B노선이 개통되고, 향후 경부선 철도 지하화까지 이루어지면, 영등포역 경인로 일대는 낡고 오래된 도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새로운 영등포, 젊은 영등포>로 다시 태어난다.
영등포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젊은 영등포로 나아가기 위한 <약자와의 동행> 핵심사업이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청년, 어르신 등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 현실의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며, 영등포 미래 100년을 위한 구정을 적극 펼쳐나가겠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