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중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진로와 직업’과 고등학교 ‘성공적인 직업생활’ 교과서 저자로서 직업윤리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며칠 앞두고 정당 간, 후보 간 인신공격이 극에 달하고 있어 경제 선진국 대한민국에 살면서 정치인들 행태에 실망감이 크다.
많은 개발도상국 공무원과 함께 일하면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최단기로 전환한 한강의 기적에 대해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토론한다. 그들은 필자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수긍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필자는 그들과 한국 정치, 정치인 직업윤리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이야기하지 않는다. 직업윤리는 직업(職業)과 윤리(倫理)라는 두 단어를 합친 것이다. 이는 직업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공통으로 사회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도덕적 원리 내지는 행동 규범을 말한다. 현대인은 필연적으로 직장이라고 하는 특정 조직체에 소속되어 동료들과 협력하여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직업윤리가 강조되는 것은 직업적 활동이 개인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체의 질서와 안정, 그리고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도 한 직업인으로서 직업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켜야 한다. 바람직한 직업윤리 의식은 천직 의식, 소명 의식, 직분 의식, 봉사 정신, 책임 의식, 전문 의식 등이 있다. 윤리적인 직업인은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던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여 충실하게 일을 해야 한다. 맡은 일을 대강 하든지 남을 속이는 행위는 오래 가지 못하고 신용을 잃게 되며, 그와 같은 사람이 많은 기업과 국가는 발전하기가 어렵게 된다. 최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국제 비교 연구의 15개 ‘직업 위세 평정 점수’(OPS: Occupational Prestige Score)에서 4.16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위세’란 “사회구성원들이 어떤 직업에 대해서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권위, 중요성, 가치, 존경에 대한 인식 정도 또는 평가”를 의미한다. 역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국회(21.3%), 정부(20.9%), 기업(13.3%), 언론(11.4%), 교육계(10.8%) 순으로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할 주체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이자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독립적이며 자유롭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과는 다른 특권과 독자적인 권리, 그리고 의무를 부여받는다. 국회의원 특권으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고 소신 있게 자유롭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는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이 부여된다. 또한 국회의원에게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충실하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발의권, 질문권, 질의권, 토론권, 표결권, 자율권, 세비와 기타 편익을 제공받을 권리와 같은 독자적인 권리가 보장된다. 이와 같이 국회의원은 각종 특권과 권리를 가지지만, 국민의 대표로서 국정 심의에 전념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의무도 함께 지고 있다. 헌법과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헌법 준수의 의무, 청렴과 국익 우선의 의무, 지위 남용과 영리 행위 금지의 의무 등이다. 특히 국회의원은 청렴하여야 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양심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그 지위를 남용하여 재산상의 권리와 이익 또는 직위를 얻을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이 이를 얻도록 알선할 수 없다. 우리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직업인으로서 건전한 직업윤리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라는 교육부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 맞추어 공부하고 있다. 요즈음 언론 매체 등에서 정치인, 공공 기관 및 개인 사업자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 등 부정적인 소식을 접하는 학생들에게 기성세대들은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특히 정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 정치 지망생들은 청소년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과거 부정부패에 연루된 정치인, 국회의원으로서 특권만 누리고 의무를 지키지 못한 후보자는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의도 1번지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의 건전한 직업윤리 의식은 경제 선진국에 걸맞게 정치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로와 직업’과 ‘성공적인 직업생활’의 교과목 내용 중 직업윤리 부분 성취 목적 달성은 학생들이 건전한 직업인이 되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건전한 직업윤리 의식을 가진 직업인으로 많은 정치인이 탄생하여 성장·발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성공적인 직업인 모델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본지 컬럼리스트 이남철 교수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The University of Oklahoma) 경제학박사(1996. 6) -현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국제이주와 노동정책 강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자문관 -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소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실장, 센터장 역임(1997.11-2019.12) -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소 한국교육개발원 행정원(1977.12-1990.1) 이남철(경제학박사,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이남철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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