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우리 삶을 흔들어 놓은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비말 전파, 무증상감염, 잠복기, PCR 검사 등의 의학용어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와 같은 제약사 이름이 상식이 되었다.
다행히 전세계 각국의 노력과 기술력으로 예방접종이 개발되었으며 우리나라도 2021년 2월 26일부터 코로나 예방접종을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접종이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인플루엔자 백신의 공급 문제, 안정성 문제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처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예방접종, 특히 성인 예방접종에 대하여 무엇을 왜 접종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예방접종은 우리 몸에 항원을 투여하여 항체를 생기게 함으로써 감염병에 대한 방어능력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공중보건 수단이다. 과거에는 영유아 예방접종에 집중하였으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자 및 면역 저하 환자가 증가하고 감염병 유행의 변화, 국제간 교류 증가로 인한 해외 감염병 증가로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또한 생명 공학 기술의 발달로 이전에 없던 신규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접종을 고려해야 할 백신도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에는 인플루엔자, 폐렴, 대상포진, A형간염, B형간염, 수두, 홍역-볼거리-풍진,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인유두종바이러스, 수막염 구균, 일본뇌염,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 모든 성인에게 권고된다. 이 바이러스는 매해 변이를 일으키고 접종의 효과가 6개월 남짓으로 짧기 때문에 해마다 가을철에 접종이 필요하다. 여러 제조사가 있으나 WHO의 권고대로 제조하고 있어 제조사에 따른 접종 효과의 차이는 없고 2019년까지는 3가, 4가로 구분되었으나 2020년부터 국내에서는 4가 백신만 접종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폐렴백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폐렴구균 백신이며, 지역사회 폐렴의 가장 흔한 균인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에 의한 폐렴 예방에 사용된다. 아쉽게도 모든 폐렴을 예방할 수는 없으나 노인, 기저 질환자에게서의 폐렴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포진 후 신경통으로 장기간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지만, 앓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포진 후 신경통의 강도도 덜하기에 5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을 앓았던 환자라도 재발의 우려가 있어 6~12개월 후 접종을 권하며 다만 약독화한 살아있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이용하기에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투여해서는 안 된다.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기에 위생관리가 좋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유년기에 감염된다면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지만, 성인에서는 급성간염으로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간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중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지금의 20~40대에서 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인 유행을 보인다.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항체가 없다면 6개월 이상의 간격의 2차례 접종으로 약 95% 이상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방접종이 장점만 있다면 좋겠으나 최근 코로나 백신 부작용처럼 모든 예방접종은 부작용이 있다. 흔하게는 주사 부위 통증, 발적, 일시적인 체온상승, 근육통,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다행히 수일 내에 호전되고 매우 드물지만 주사 후 쇼크, 호흡곤란 같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 흔하진 않지만, 장기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흑사병, 천연두, 스페인독감 그리고 코로나19, 인류의 역사는 감염병과 싸움이라고 할 만큼 감염병은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예방접종은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성인에서도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함을 숙지하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한 적절한 예방접종으로 건강을 관리하길 바란다.
김준호 소화기내과 과장
약/학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대한 내과학회 정회원 진료과목 -소화기 질환 -위•대장 내시경 -고혈압•당뇨•성인병 -통합진료
김준호 영등포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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