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개토대왕이 붕어(崩御·412년)한 지 1600년 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제대로 된 광개토대왕비 탁본 전시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민주통합당)은 8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광개토대왕비 탁본의 상설전시조차 되어 있지 않고, 비문에 대한 연구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광개토왕릉비는 고구려 제19대 광개토왕의 훈적을 기리고 그의 사후 왕릉수호를 위해 세운 능비(陵碑)이다. 412년 왕이 죽은 지 2년째 되는 해인 414년 9월 29일에 아들인 장수왕(長壽王)이 세웠으며,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에 걸쳐 고구려의 영역확장 과정과 그 사회상 및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를 보여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일본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俯說)을 통해,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한국의 고대사(古代史)를 왜곡하여 주장하거나 역사지우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일본의 검인정 교과서 중 하나로 부상사(扶桑社)에서 2010년도에 펴낸 <새로운 역사교과서> 33쪽에도 “왜(倭)가 신묘년(辛卯年, 391년)부터 바다를 건너 백잔(百殘,:百濟)을 깨부수고, 신라 임나(任那)가 존재하였음”을 지도로 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역사를 밝히려는 노력이 소홀하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광개토대왕비 탁본이 상설전시되어 있지 않다. 광개토대왕비 탁본은 2005년 10월 28일 용산 개관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금석문실에서 2009년 3월 22일까지 전시되었고, 2011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특별전시로 공개된 적이 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 전통미술실에서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상설전시하였으나, 특별전을 하느라 전통미술실은 9월 27일부터 폐관된 상태이고, 특별전시 때문에 내년 1월 12일까지는 탁본 전시를 볼 수 없는 상태다. 지난 7월 서울대 박물관과 부산 복천박물관은 '고구려, 한반도를 품다' 기획전을 열기도 했지만, 정작 국내 최고 박물관이라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어떠한 기획전도 열지 않고 있다. 2014년에는 광개토대왕비석이 세워진 지(414년·장수왕 2년) 1600년이 된다. 우리 역사에서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위대한 임금으로 늘 광개토대왕을 꼽고 있지만, 이런 인물에 대한 역사적 고증 없이 픽션에 가까운 방송사극에서 극화시켜 다루는 선에서 머물고 있다. 최재천 의원은 “광개토대왕비에는 우리 민족의 원류, 고대사의 비밀이 담겨 있다.”라면서 “비문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상설전시실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광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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