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도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신흥교단을 핍박하기 위해 일부 개신교계가 대선을 목전에 두고 정치를 종교문제에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새누리당과 신천지’ ‘박근혜, 신천지’ 등의 검색어가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 단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신천지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을 의미하는 단어로 기독교 교단 중 최근 급성장한 신흥교단을 의미한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김용민 씨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김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는 신천지와 우호적인 관계이고. 개신교 신자 여러분 이거 심각한 문제입니다”라며 신천지를 비방하는 글을 함께 게재했다. 김 씨는 ‘새누리’라는 말이 한자로 ‘신천지’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문건을 링크시키기도 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개신교 목사로 알려져 있다. 이후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검색어 상위에 관련 단어가 랭크되고 트위터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급속히 전파되자 새누리당은 이날 이에 대해 공식 반박문을 내기도 했다.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새누리당과 (종교단체인) 신천지와의 관계에 대한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천지에 반감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의 반감을 일으키려는 흑색선전으로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용민 씨를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신천지 측도 이날 ‘신천지교회를 이용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 폭로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는 성명을 냈다. 신천지는 “김용민 씨와 신천지교회를 음해하고자 하는 일부 세력이 대선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공정한 선거를 저해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행위를 자행하는 세력에 대하여 강력히 항의한다”며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신천지는 이어 “신천지교회는 특정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대선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근거 없는 네거티브 폭로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관위에서는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여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용민 씨의 이날 행동에 대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기독교 교단 간 대립을 정치문제로 끌어들여 민주당이 종교 편향적 시각을 가진 정당이란 오해를 불러왔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천지는 개신교계 전체의 신도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교세가 급격히 확장됐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교회로부터 신도들이 상당수 신천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천지는 개신교계 내부로부터 상당한 시기의 대상이 돼왔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새누리당과 연계된 신천지 관련 상황은 정치문제라기 보다 개신교 내부의 세력 다툼이란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신천지 교회의 한 관계자는 “교회 성도들이 대선 과정에서 누구를 지지하는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며 신천지 내부에는 새누리당 뿐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도들이 당연히 존재한다”며 “오히려 일부 기성교회에서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신도들을 선거에 동원하는 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로교 소속 교회의 한 성도는 “교회에서 지속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들어왔다”며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당명마저 좌우할 정도로 신천지가 큰 세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면서 민주당 총선후보 출신인 김용민 씨의 제기로 불거진 이날 ‘새누리당-신천지’ 논쟁의 득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또 다른 민주당의 거짓 폭로전의 전형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득표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측은 “이번 논쟁과 민주당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신천지 관련 논쟁에 대해 발을 빼는 분위기다. 결국 민주당 총선후보 출신인 김용민 씨의 제기로 시작된 이번 논란으로 인한 정치적 득실여부는 가리기 힘들어진 상황이 됐으며 오히려 기독교 내부에서만 알려졌던 ‘신천지’ 교단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효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SNS 여론 조작활동을 하다가 서울시 선관위에 적발된 윤정훈 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은 1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제 이슈 때문에 민주당의 국정원 드립건과 새누리당의 신천지 연관 건이 다 실패했다고 하네요 ^^;; 민주당에 좀 미안하네요! 네거티브는 그만~"이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국동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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