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가 직장과 주거지가 근접해야!
프랑스 파리의 이달고 시장은 2020년 ‘15분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재선에 성공했다. 15분 도시는 시민들이 도보나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을 이용해서 문화, 의료, 교육, 복지, 업무, 여가같은 기본적인 필요를 15분 이내에 해결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15분이라면 어른 걸음으로는 1km, 자전거로는 도시 내에서는 3km 내외를 갈 수 있으니 멀리 잡아도 3km 내에 주요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
‘15분 도시’가 직장과 주거지가 근접해야 한다는 직주근접의 원칙 정도로 이해되어서는 곤란하다. 15분 도시는 상업지역, 주거지역, 업무지역 등으로 세분화해서 도시를 개발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서 이제는 공간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자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예를 들어서 학생들이 없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학교와 대학을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주말에는 주요 도로에서 시장이 열리도록 하거나 영화관에서 회의나 행사하도록 하는 구상을 포함한다. 특히 활동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건물의 1층을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이나 식당 같은 상업시설로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달고 시장이 이런 생각의 최초가 아니다. 뉴욕에 살았고 뉴욕을 사랑했던 제인 제이컵스는 대도시는 시골 마을의 공동체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익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대도시에서는 행인들에 의한 자연적인 감시가 문명화된 생활의 토대라고 생각했고 자연적인 감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구역마다 다양한 용도가 복합되어서 하루 종일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오가는 거리 환경이 필요하다. 이달고와 제인 제이컵스의 구상에서는 다양성과 복합성이 대도시의 기본 요소가 된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최근 주목을 받는 셉테드라고 불리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영등포가 바뀌고 있다. 공업지역이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오래된 주거지가 현대식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변화 과정에 ‘15분 영등포’라는 구상이 포함되어야 한다. 15분 영등포는 가까운 위치에 상업, 여가, 공공시설들을 배치하고 주민들이 각각의 시설을 더욱 자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15분 영등포를 위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도로, 공원, 기부채납 건축 공간들을 지역 주민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입주가 시작될 브라이튼 여의도에 조성 예정이었던 1,000여 평 규모의 구립도서관 운영계획이 8월 말까지도 확정되지 않고 있다. 코엑스의 별마당도서관은 유연하고 복합적인 공간 활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였다. 계획대로 브라이튼 여의도에 도서관이 조성된다면 한강공원, 쇼핑, 교통, 업무의 요충지에 위치해서 별마당도서관처럼 영등포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어 주민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가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1,000평의 공간을 계획도 없이 비워둬서는 안 된다. 만약 계획의 변화가 있다면 그 또한 설명과 소통이 필요하다. 주민의 이해가 모든 것의 시작이고 행정의 본질인 시대이다.
김민석 국회의원 (영등포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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