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중규 칼럼-시대유감] 야만스러운 적대적 진영 정치와 영화 <암살자(들)>
  • 입력날짜 2026-10-13 08: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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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민주화, 선진화, 정보화 이어 문명화로 대한민국 새롭게 태어나야!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회 자문위원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회 자문위원
20년 전 대한민국의 정치개혁과 ‘국가다움’의 선진화 그리고 한반도 통일과 평화 염원의 국민운동을 꿈꾸면서 ‘공동체 자유주의’ 주창자 고(故) 위공(爲公) 박세일 선생이 설립한 대한민국의 비(非)정파적 민간 싱크 탱크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지난 9월 29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그런데 창립식에서 내건 [이제는 ‘문명화(文明化)’로 다 함께 ‘선진 문명국’으로]라는 슬로건이 각별하게 와 닿았다. 마침, 그날 <한반도선진화재단> 발간한 『선진 문명국의 길』에서 밝힌 바대로 산업화에 성공했고, 민주화를 이루었으며,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문턱까지 올라선 대한민국이 단순히 부유한 나라를 넘어, 자유로운 개인과 책임 있는 공동체가 조화를 이루는 ‘문명화(文明化)’를 국가 목표로 삼자는 의도였다.

문명화(文明化)!
작금에 천민자본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 전반에서 다반사로 목도하고 있는 사회현상이 반문명(反文明)이지만, 정치에 몸담은 필자에게는 그중에서도 정치야말로 가장 심각하게 반문명 현상이 결집해 발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른 이와 더불어 사는 것을 요체로 삼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여의도 국회를 발원지로 하는 야만스러운 적대적 진영 정치는 더 이상 문명사회이길 거부하는 것 같다.
▲암살자 포스터
▲암살자 포스터
그런 적대적 진영 정치에서 파생된 사건이 최근 논란을 부르고 있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이다. 영화에서마저도 이념적 문화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시국 관련 영화들이 제작되어 스크린에 올려지고, 그것이 좌우 진영 사이 관람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좌우 진영 사이의 적대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암살자(들)> 앞에서 잠시라도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역사 왜곡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잃어버렸던 산 자와 죽은 자,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되짚어 보게 하는 까닭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데, 사자에게도 지켜야 할 명예가 있을까. 형법에는 그것을 사자명예훼손죄(死者名譽毁損罪)로 처벌하고 있다. 죽은 자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은 산 자의 의무다. 왜 그런가.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장을 임명하고 정부가 투자하는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들이 영화와 제작사에 직접 투자했다는 의혹까지 드러나 논란이 되면서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 그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

다시 문명화(文明化)!
인류문명이 호모 사피엔스가 인간됨을 자각하면서 시작된 것 아닌가. 하여 문명화 역시 우리 사회가 무엇보다 ‘사람됨’을 되찾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짓을 분별하고,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표방하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연대를 강조하는 ‘공동체 자유주의’ 그 정신대로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자세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성폭력 피해 아동과 가족의 이야기 다룬 ‘소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소재로 삼은 ‘균’, 일제강점기의 한센병과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는 ‘그날’ 등 실화를 소재로 여러 작품을 집필한 작가 소재원의 “작품 이외의 곳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배려’다. 지금이라도 역사 속에 살아남은 사람들을 찾아가 진심을 전했으면 한다. 그게 바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우리의 예의다”라는 말이 진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대한민국이 선진 문명국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사실은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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