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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는 머잖아 현실이 될 것”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내수를 살릴 한 방안이 되고 있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9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000만 명을 훌쩍 넘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양적 팽창의 화려한 지표보다 우리가 예리하게 짚어봐야 할 본질은 관광 지형의 대전환이다. 유명 관광지 순회와 면세점의 명품 쇼핑은 이제 옛말이다. 오늘날 한국 방문 여행자들은 있는 그대로 한국인의 하루를 느껴보고자 하는 ‘생활 밀착형’ 개별 자유여행객이다.
이들의 동선과 행동 패턴은 관람형에서 체험형으로 완전히 재편되었다. 한강에서 즉석 라면을 끓여 먹는 일, 편의점에서의 먹거리 쇼핑, 길가 즉석 사진관을 들르는 일은 이제 방한 일정의 필수 코스로 굳었고, 동네 미용실에서 최신 K-헤어 스타일링을 시도하고, 피부 케어를 받고, 안경을 맞추는 모습은 내국인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공간과 소비의 이동 역시 뚜렷하다. 전통적 상권인 명동·동대문 외에, 한국인들이 먹고 마시고 머무는 골목 상권으로 발길을 옮긴다. 면세점의 고가 명품 소비 비중은 준 반면, 올리브영, 다이소, 로컬 뷰티숍 등에서 가성비와 실속을 챙기는 생활 밀착형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K-POP 댄스 클래스, 퍼스널 컬러 진단, 쿠킹 클래스, 사찰 템플스테이, 북한산·인왕산을 오르는 하이킹에 이르기까지 개인 취향의 능동적 라이프스타일 체험에 집중 중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 재방문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여행의 무대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 도시와 주거 지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명 랜드마크를 벗어나 평범한 동네 골목길을 걷고, 외국어 안내판 하나 없는 로컬 식당에 들어가 토속 음식을 주문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들이 찾는 것은 인위적 관광 쇼가 아닌, 살아가는 한국인들 삶의 민낯이다. 진짜로 여행자의 기억에 가장 깊고 오래 남는 것은 거대 건축물이 아니라 스쳐 지나간 ‘사람의 온기’다. 낯선 길목에서 헤맬 때 발걸음 멈춰서 함께 길을 찾아주는 행인, 주문 서툰 외국인 손님에게 짧은 영어와 정성 다한 손짓으로 메뉴를 설명해 주는 식당 주인의 친절은 가슴 깊이 기억으로 새겨진다. 낯선 땅에서 마주한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정 가득한 미소는 여행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바꾼다. 우리는 그동안 문화적 경쟁력을 너무 거창하고 인위적인 틀 안에서 정의해 왔다. 세계를 흔드는 메가 히트 K-POP과 영화, 글로벌 스타가 존재해야 문화 강국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계는 지금 우리 삶에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특별함을 발견 중이다. 이제 한국인의 소소한 일상과 다정한 삶의 태도가 또 다른 K-콘텐츠로 세계인에 어필되고 있다. 진정한 문화 강국은 자신들에게 너무 익숙해 미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평범함까지도 세계인이 동경하게 만드는 나라다. 따라서 '관광한국 2.0'을 향한 지자체 전략의 나침반 역시 새롭게 설정되어야 한다. 거대한 랜드마크와 인공적 볼거리를 늘리는 하드웨어적 발상에서 벗어나, 외국인의 발길이 닿는 골목길과 일상 공간의 기본 환경을 꼼꼼히 가꾸는 ‘소프트웨어적 업그레이드’로 전환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과 편리한 교통 및 깔끔한 도시 환경은 이미 대한민국의 독보적 자산이다. 하지만 뒷골목과 들녘엔 정돈되지 않은 환경이 아직 널려있다. 이런 곳의 청결에 행정적·시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자투리 공간마다 작은 화단을 정갈하게 가꾸며, 골목 식당의 위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전국 모든 골목은 그 자체로 매력적 관광지가 될 것이다. 이는 일상 관광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동네 상권을 실질적으로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자원은 언제나 ‘사람’이다. 시민들의 성숙한 친절과 배려가 밤길도 안심하고 거닐 수 있는 치안과 구석구석 스며든 일상의 청결 및 위생과 결합할 때 한국의 평범한 하루는 대체 불가능한 프리미엄 관광 브랜드가 된다. 우리의 일상 삶의 터전에 신경을 조금 더하면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는 머잖아 현실이 될 것이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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