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의 화요칼럼] 인공지능(AI)과 당면 미래-1
  • 입력날짜 2025-09-23 10:58:35
    • 기사보내기 
“AI는 별안간 나타난 것이 아닌,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발전해”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인공지능(AI)이란 용어가 요즘 온갖 곳에 회자한다. 정부는 이의 투자와 개발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 중이고 시중 상품 다수가 AI 기능 탑재를 광고한다. 과학계와 교육계 또한 AI를 연구하고 가르치며 가장 중요한 분야로 최근 규정해 나가고 있어, 이 열풍의 AI에 대해 몇 회 칼럼으로 살펴보려 한다.

AI는 사실 어제오늘 별안간 나타난 것이 아닌,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발전해 왔다. ​1956년 한 학술회의에서 공식적 용어로 사용된 AI는, 이후 1950년대 후반~70년대 초에는 수학 문제 풀이, 자연어 처리 등의 연구로 활발히 진행되었다가, 1990년대 중반까지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는 달리 시스템의 한계와 데이터의 부재에 따른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관심과 투자가 감소하여 한동안 침체해 있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2010년대에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와 컴퓨팅 성능의 향상으로 통계적 기법을 활용한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이 AI 연구의 주류가 되면서 여러 알고리즘과 검색 엔진의 최적화 등이 시작되어 다시 발전이 가속되다 2012년 딥러닝이 주목받으면서 현재에 이르러 우리 삶 깊숙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얼마나 모방하거나 능가할 수 있는가의 능력 수준으로 분류할 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AI는 ‘약인공지능’에 속한다. ​약인공지능(Weak AI/Narrow AI)은 특정하고 제한된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AI로 인간의 의식이나 자율적 사고의 능력은 없는, 정해진 규칙이나 학습된 데이터 내에서만 작동한다. 스마트폰의 음성 비서, 이미지 인식 등 현재 상용화된 거의 모든 AI가 여기에 속한다.

​강인공지능(Strong AI/General AI)은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진 AI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용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AI인데 아직은 구현 전이며, 그것을 넘는 ​초인공지능(Super AI)은 SF 영화에서 흔히 보는, 인간의 모든 지능(창의성, 사회성, 과학적 능력 등)을 뛰어넘는 개념의 AI로서 인류 미래의 희망과 위협의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AI의 발전은 전문가조차 당황할 정도로 급가속 중인데 문제는 앞으로 5년의 기간에 단순 기술적 발전 단계를 넘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으로써, 인류 모두에게 향후 긍정과 부정의, 희망과 공포의 양면을 끊임없이 들이밀 것이다.

필자는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의 전공자로서 국내 컴퓨터 초창기인 1980년대 초부터 약 30년여 IT산업에 종사하였고 이후도 기술적 학문적으로 관계해 왔는데, 이전에는 기업과 사회 일반의 정보화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Computer를 활용해 왔다면 AI는 그 보조적 수단을 넘어 이젠 주체적으로 진화 중이라, AI가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에 관심과 함께 불안과 염려가 많다.

안타깝게도 작금의 AI 이슈 대부분은 AI가 어떤 분야로 기술적 진보를 해 나가는지에 대한 흥미와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내려는데 집중한다. AI가 대세다 보니 각국 정부도 민간도 이의 기술적 향유와 기대되는 과실에만 관심을 두고 이면에 전개되는 직업 소멸 위기를 비롯한 닥칠 많은 부작용 등의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 대처 노력이 부재한다.

이에 K-컬쳐의 정서와 희망 메시지로 세계인을 열광시킨 대한민국이 이번엔 K-AI를 통한 미래 인류의 희망으로 자리해야 한다. 사실 AI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이미 상당 뒤처져 있음은 분명하고 이후의 전망도 어렵긴 하나, 해외 팬덤 소비자들이 참여자로 변화해 나가면서 K-컬쳐가 더욱 공고해진 것처럼 AI에 같은 처지의 국가들과 긴밀히 연합하여 ‘소버린 AI’(주권을 가진 AI)의 발전을 주도해 나간다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노력으로 어떤 것이건 가능하게 함을 증명해 온 대한민국이 하필 이재명 정부의 임기와 겹친 이 5년에 국가 명운을 건 총력을 소버린 AI에 기울인다면 가능한 미래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