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실업문제 해결하려면 대학진학률부터 낮춰야!
  • 입력날짜 2018-08-13 16: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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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률 낮추는 것이 교육문제 해결의 지름길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늘리는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기에 대통령까지 나서 수시로 “일자리 대책 핵심은 청년 고용절벽 해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육문제 해결 없이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한 해 5십만 정도의 대학졸업생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본인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될 것이다. 대학생들은 본인의 실력부족을 탓하며 노량진 학원가와 고시원 등을 전전하지만, 그러나 구조적으로 대학진학률을 낮추지 않는 한 청년실업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단연 세계 1위이다.(가장 높을 때 83%)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은 사실상 20%대이고 일본은 37%이고 OECD국가 평균은 41%이다. 높은 진학률로 인해 대학졸업생은 취업이 안 돼 비명을 지르고 있고, 소위 3D 업종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야 하는 실정이다. 대학진학률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반값 등록금 정책도 쉽지 않고, 학력 인플레 등 고비용 저효율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 없어야
독일의 경우,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임금이나 승진에서 거의 차별받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교수나 청소하는 아주머니나 급여차이가 크지 않다고 한다. 덴마크의 경우도 의사와 택시기사의 소득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유럽 국가들은 사회적 영향력의 차이가 있을 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단다. 적어도 돈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란다. 또한 독일은 ‘마이스터(meister)’로 불리는 기술 장인이 되면 웬만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특성화고를 통해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하면, 이런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고 그에 따라 가치관도 점점 변하게 될 것이다.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은 일찍이 직업교육을 선택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꿈과 끼를 키워나가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소질과 재능 계발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고, 그리고 학부모님들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좋아지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만족과 기쁨을 누리는 학교이다.

우리나라도 속히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 “전문직업인”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독일 등 유럽선진국들은 직업에 귀천이 없으니, 대부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우리도 이제는 ‘대학 간판’이 아닌 ‘현재의 실력’이 존중받고, 대접받는 능력사회로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학력 학벌 차별 금지법’(출신학교 차별금지법)도 속히 제정해야
공교육 파탄과 사교육 고통을 유발하는 망국적 대학 서열화 문제 해결과 폭발적인 고등교육 양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업 원서를 비롯한 모든 공문서에 학력과 학교 이름 표기를 금지하여 ‘과거의 간판’이 아닌 ‘현재의 실력’으로 인재를 평가하게끔 해야 한다. 대학 서열화를 약화할 수 있는 하나의 우회로라 할 ‘혁신 대학 육성’, 국립대 공동학부제 정책 등과 병행 시행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특목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그리고 혁신학교 및 직업학교(특성화 학교) 확대를 통해 수직적 다양화에서 이제는 수평적 다양화로 전환해야 한다. 이구동성으로 다들 일반고가 위기라고 말한다. 일반고가 이렇게 슬럼화한 현상의 원인은 일반고에 경쟁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열화 되고, 그 서열에 따라 분리되는 교육을 받아 왔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를 ‘실패자’, ‘열패자’로 인식하고 있다. 일반고는 이런 실패감, 열패감이 상대적으로 큰 학생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성적에서든 생활면에서든 위기를 겪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잘못이라면, 학교 다양화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황폐화한 것이다. 다양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학교를 서열화하고 분리하는 수직적인 다양화는 분명 교육적이지 않다.

공부 잘하는 아이 따로 떼어 과학고,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 만들고, 장애아이 따로 떼서 특수학교 만드는 것은 교육논리가 아니다. 분리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 한 교실 안에 잘사는 아이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도 있고, 성적 우수자도 있고 다소 성적이 부진한 아이도 있고, 장애아이도 있고 비장애아이도 있는 통합교육이 교육적으로 올바른 교육이다.

일부 의원들이 국회에서 국제중, 자사고 등 특수목적학교 폐지 법안을 내고 있으나 안 되고 있다. 정부·여당과 국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수직적 다양화에서 수평적 다양화로 전환해야 한다. 다른 이유 없이 오직 하나 부모 잘 만난 덕에, 사립초-국제중-특목고-명문대 나와 우리 사회지도층, 특권층이 된다고 생각했을 때, 반쪽 세상만 학습하고 경험한 외눈박이 같은 아이들, 걱정되고 문제 있어 보이지 않는가?

고액의 학비가 들고 소수 학생을 위한 입시교육기관으로 변질한 특목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고교 평준화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공교육을 정상화함과 동시에 학교 서열화 및 교육 불평등의 핵심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국가적 인재 양성을 위한 특목고는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남겨두고, 특성화고는 성적 서열이 아닌 기능 숙달과 취업 위주로 전면 개편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학력 과잉시대’를 살고 있다. 개성과 소질과 적성에 상관없이 대학에 과잉진학함으로 대졸 취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들의 하향취업으로 인해 고졸 고용도 열악해 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학에 가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취업과 급여와 승진에서 큰 불이익이 없다면 굳이 대학졸업 때까지 4,5억을 쏟아 부으면서 대학간판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선진국들처럼 대학진학률을 절반 정도로 낮춘다면 청년실업문제도 숨통이 트일 것이고 교육 정상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남아도는 대학시설은 과감하게 평생교육시설로 전환하여 일반인들의 교양제고, 재취업교육 등 말 그대로 평생학습의 장이 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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