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봉헌-칼럼] 수능한파, 오월 수능(修能)을 제안한다!
  • 입력날짜 2017-11-30 1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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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한파, 노벨상 한파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송봉헌 온머리교육 시스템창안자 ,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송봉헌 온머리교육 시스템창안자 ,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민심이 천심인지 수능시즌만 되면 한파가 몰려온다. 작년과 재작년처럼 몇 차례 예외는 있었지만 수능한파는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왔다. 수능이 다가오면 대체로 2,3개월 전부터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초긴장상태로 돌진하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 한파가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하늘도 이에 감응하여 한파를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예로부터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말이 민심과 천심이 서로 감응하여 변화를 일으킴을 뜻하는 말이 아닐까?

여기서 문제는 수능한파는 고려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일상쯤으로 치부해왔다는 점이다. 대학입학예비고사부터 지금의 대입수능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간 한파수능을 겪었지만 이를 문제화한 언론이 진지함을 보여준 적이 없다. 그냥 일과성 이벤트 정도로 다루었다. 어느 시대에서든 국가적 행사에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행사당일 날씨가 좋으면 다행이고 날씨가 궂으면 불편하고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 후유증은 수능의 경우처럼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수능의 경우는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은 물론 국가의 장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능시즌이 다가오면 수험생들은 가슴 졸이며 불면의 밤을 보내고 가족들은 절이나 기도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기도를 한다. 모든 에너지가 차가운 밤하늘과 길거리에서 소모되는 현상을 빚어낸다. 이러한 수능 시즌 현상이 장차 수험생본인은 물론 국가의 장래에 어떠한 나비효과를 미치게 되는지 늦은 감은 있지만 심각하게 고뇌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한 가지 역사적인 나비효과 사례를 보자. 제정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 여왕시절에 농민전쟁이 일어났다.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의 지나친 압제와 부과한 부담에 반발하여 봉기를 일으킨 데 있었다. 하지만 농민봉기가 원인이 된 실마리는 땔감나무를 구하기 위해 바람을 막아주는 나무들을 마구 베어낸 데 있었다. 마침내 방풍림이 땔감나무로 사라지자 세찬 바람이 모래먼지를 날려 사람들의 눈을 공격해 들어왔고, 그로 인해 눈병에 걸린 농민들은 가려워 눈을 심하게 비볐다.

게다가 마땅한 치료약이 없었던 시절 눈병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농민들이 속출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각장애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샤미엔이란 악기를 연주하며 구걸하게 되었는데 그 악기의 울림통은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에 따라 폭발하는 샤미엔악기의 수요에 맞춰 그 지역의 고양이들의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고양이 없는 세상에 때를 만난 듯 쥐들이 번성하여 들끓기 시작했고 그 쥐들은 농민들이 애써 지어놓은 양식을 거덜 내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정부 관리들의 수탈과 압제, 양식부족에 고통받던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키게 된 것이다. 결국, 방풍림을 땔감으로 남벌한 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먼 훗날 제정 러시아를 무너트린 소련이 인류역사상에 등장했다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수능한파가 덮치기 전에 노벨상 한파가 먼저 덮친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노벨상에 연연하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다. 하지만 노벨상에 연연하기 전에 평균 IQ가한국인(106,영국얼스터대)보다 낮은 유대인(96)이 전체 노벨상의 4분의 1을 가져가는 이유를 제대로 밝힐 수 있어야만 했다. 일부 대선후보들의 선거철만 되면 교육개혁을 외쳐보았지만 여태까지 이렇다 하게 이루어진 개혁은 없다. 그냥 구호만 요란했을 뿐이다.
다시 수능한파, 한파수능을 생각해 보자. 지난 수십 년간 지속해온 한파수능은 우리 청소년을,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전체에 미친 영향을 뇌과학 이론을 원용하여 검토해 보는 것이다.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로저 스페리 박사가 사람의 대뇌의 좌뇌와 우뇌가 그 기능과 역할이 서로 다르다는 ‘분할 뇌 이론’으로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한 이래 뇌 연구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져 오늘날에 와서는 의학이나 교육분야는 물론 여러 방면에서 뇌 과학 이론이 어김없이 적용되는 추세다. 로저 스페리 박사의 ‘분할 뇌 이론’에 의하면 수능 수험생을 좌뇌중심형. 우뇌중심형. 온머리(전뇌)형으로 나눌 수 있다. 좌뇌중심형 수험생은 학습목표 지향형이어서 오로지 성적향상에만 집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우뇌중심형은 놀이 활동 지향적이어서 공부보다는 스포츠나 예술분야에 참여하여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온머리형은 학습과 놀이 활동 양방향 지향적이어서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양한 경험과 학습의 기회를 얻고자 노력한다.

이번에는 계절과 날씨가 수능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보자. 봄은 모든 수험생에게 희망과 치유의 계절이다. 모든 뇌형의 수험생에게 공평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름은 녹색에너지의 계절이다. 무더위를 잘 견디면서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한다면 학습활동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우뇌중심형과 온머리형에는 신나는 계절이지만 학습지향의 좌뇌 중심형에는 인고의 계절이 될 수 있다.

가을은 축소지향의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봄과 여름에 지녔던 꿈과 다양성이 현실적인 문제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갈등을 빚어내며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어지러워진다. 하지만 목표지향형인 좌뇌중심형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간다. 겨울은 의기소침의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지는 것만큼이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좌뇌중심형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지만 우뇌중심형은 학습에 관한 한 손을 놓게 되고, 온머리형은 본의 아니게 시행착오를 범하기가 쉽다. 따라서 한파수능은 좌뇌중심형 수험생에게 매우 유리한 경우가 된다. 그래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좌뇌중심형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고득점을 했고 그들이 세칭 상위권 일류대학을 점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좌뇌중심형은 무엇이 문제인가? 그들은 오로지 학습활동에만 길든 나머지 자기중심적이고 현실적이어서 관계지향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은 또한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기를 원한다. 그 결과 그들의 발전은 대학입학과 더불어 정체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또 그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으며 모험적이거나 창의적인 활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들의 일관된 목표는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구하고 안정된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지속하여온 이러한 삶이 패턴이 노벨상 수상자를 내지 못한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그래서 감히 오월 수능을 주장한다. 오월 수능의 장점은 무엇일까?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오월은 연중 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계절이다. 우리의 뇌기능도 좌뇌, 우뇌 가릴 것 없이 가장 원활하게 작동하는 시기이다. 대뇌의 주요기능인 인지, 사고, 행동기능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정확하여 시행착오가 적은 시기이다. 따라서 오월에 수능을 치른다면 좌뇌중심형에게 유리했던 11월 한파 수능보다는 모든 수험생이 자기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는 공평한 수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자연의 녹색에너지가 그들을 감싸주고 위로하며 생겼을지도 모를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나 11월의 한파 수능은 그런 장점이 없다. 음산한 겨울바람과 잿빛 하늘 아래 생기 잃은 햇빛은 수험생들의 마음을 침울하게 만들어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약화한다. 이어지는 대입눈치시험 전쟁을 몇 라운드 치르고 나면 연말연시의 부산한 분위기가 겹쳐 삶의 즐거움 대신에 각종 스트레스의 먹이 감이 되고 만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것은 이에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오월 수능이 가능해 지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3월 신학기 제도를 9월 신학기 제도로 바꾸는 일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9월 신학기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등은 아직도 봄 신학기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의 3월 신학기 제도야말로 일제강점기의 잔재이며 수십년간 누적되어온 적폐 중의 적폐라고 생각한다. 학제 개편 등 교육개혁을 부르짖는 분들이 있지만 9월 신학기 제도만 실행해도 그 파급효과는 어떤 교육개혁보다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9월 신학기 제도를 시행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힘들고 성가시다고 해서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육의 상황은 지금보다도 더 암담하게 될 것이다. 수험생의 입장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행정 편의주의에 사로잡혀 변화를 거부한다면 먼 훗날 이것 또한 나비효과가 되어 생각지도 않은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자, 상상해 봅시다.! 따뜻한 오월 어느 날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눈부신 햇살과 풀과 나무에서 뿜어내는 녹색에너지가 그들을 반깁니다. 수능시험 결과가 어떻든 젊음은 젊음끼리 상호작용하며 그 음울한 11월의 수능 풍경과는 달리 마음을 여유롭게 가다듬으며 9월의 신학기 문턱에 들어섭니다. 강의실에는 학기 개시가 다른 이유로 미국 등에서 귀국이 힘들었던 각 분야의 석학들이 생기있는 얼굴로 신입생을 맞이합니다. 청년의 달 오월에 켐퍼스에 젊음의 꽃이 만개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 한국인은 유대인과 노벨상을 다투는 국민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고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합을 구가하는 나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과연 불가능한 상상일까요?!

송봉헌 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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