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준용 의장 칼럼] 맑은 영등포, 건강한 영등포를 위하여
  • 입력날짜 2018-12-27 10: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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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황사와 함께 찾아오던 미세먼지는 이제 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특히 올 겨울은 ‘삼한사온’이 아니라 ‘삼한사미’라고 할 만큼 따듯한 날씨엔 어김없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2.5%가 미세먼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국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염려가 심하다.

먹고 사는 문제보다 ‘어떻게’ 사는가에 중요성이 더해진 요즘, 정책을 펼치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영등포시대 창간 기념 칼럼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과 문화, 대규모 도서관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주민의 정서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녹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녹지는 도시의 환경을 맑게 한다. 나무 한 그루는 1년 동안 종이컵 한 개만큼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가로수 주변의 주택가는 미세먼지가 50%나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로의 미관뿐만 아니라 환경 및 건강의 측면에서 가로수의 기능에 대해 다시 주목해야한다.

이미 각 지자체는 이용 빈도가 낮은 길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고, 도시 바람길 숲을 조성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담장 대신 쥐똥나무, 측백나무와 같이 울타리 기능을 할 수 있는 식물로 대체하거나 넝쿨식물을 심어 푸르게 가꾸기도 한다. 영등포구는 특히 교통량이 많아 서울 시내에서도 공기질이 안 좋은 편이다. 어느 구보다 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시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녹지는 어린 아이들의 정서와 창의성에 영향을 준다. 공원, 녹지에서 매일 뛰노는 아이들은 기본 체력이 향상되고, 부정적인 감정을 순화시켜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준다. 생각해보면 우리 어른들이 유년시절을 회상하면 가까운 곳에 들판이 있고 논이 있고 뛰어놀 골목길과 자연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자연이라곤 도심의 가로수뿐이다. 도로와 보도, 주거지가 전부인 곳에서 도시의 학부모들은 주말이면 아이들에게 푸른 숲을 보여주고자 지친 몸을 이끌고 교외로 빠져나간다. 아이들의 등굣길에 조금 더 많은 녹지가 존재하고 집 근처에 작은 공원이라도 많이 조성된다면 아이와 부모에게 보다 편리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녹지는 노년기의 건강한 삶을 돕는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중장년층이나 노인을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큰 규모의 공원은 어쩌다 한번 마음먹고 가거나 그마저도 청·장년층이나 이용한다. 노인에게 필요한 것은 부담 없이 나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주택가의 소규모 녹지공간이다. 주택가 인근 또는 멀지 않은 공원, 하천 등에 가벼운 운동과 모임을 즐길 수 있는 녹지공간과 시설을 조성해야한다.

은퇴연령은 60세 내외인데 기대수명은 80세를 훌쩍 넘었다. 100세 시대에 도래하면서 은퇴 이후에도 3~40년을 살아가야 한다. 중장년층이나 노령자들이 편히 쉬거나 가까운 곳에 저렴한 이용료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체력 부담 없이 즐기기 쉬운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 생활스포츠 종목을 발굴해 중장년층에게 장려하고 교육하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녹지공간을 조성함과 더불어 주민을 위한 스포츠시설을 함께 조성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산이 없는 영등포구의 1인당 녹지 면적은 7.33㎡로 서울시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안양천과 선유도, 한강 등이 인접해있어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안양천만 해도 하천을 두고 각 자치구의 운영이 다 다르다. 양천구의 안양천생태공원은 젊은 청년들이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고 가족단위 주민들이 그늘막을 치고 하루를 쉬어가기도 한다. 중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파크골프장은 건강과 활력이 넘쳐났다.

우리구도 안양천 변에 축구장 등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쓰임새 있게 정비해야 한다. 또한 이미 빼곡하게 개발된 도심 안쪽이라 하더라도 녹색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비어있는 공가나 쓰지 않는 유휴공간·시설 등을 구에서 관리하여 조경을 가꾸고 주민에게 제공할 수 있다.

도심 속의 풍부한 녹지공간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며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곧 복지라고도 할 수 있다.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서 녹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 발굴과 관련 예산을 적극 지원하여 ‘맑은 영등포, 건강한 영등포’를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

윤준용 영등포구의회 의장-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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