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칼럼]‘조선일보’를 보면 ‘일본’이 보인다!
  • 입력날짜 2019-07-24 08: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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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조선일보, 닮아도 너무 닮았다.
김형태-칼럼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김형태-칼럼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모순 5>
--- 시 / 리 울 김형태

“천황 폐하께옵서 어탄일을 맞이하옵시는 날이니 대지에 춘화가 방사하고‥‥‥ 더욱이 옥체 어건강하옵시고‥‥‥ 앞으로 더욱 황실의 어번영을 봉축하는 바이다.” / 이러고도 ‘민족지(民族誌)’ 운운한다. / 하기야, 독재자일수록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즐겨 쓰지. - 시집 <물빛 안경처럼 나는 너의 창이고 싶다>에서

이 시와 함께, “반성할 줄 모르는 것도 그렇고 놀라운 변신술도 그렇고... 아래 사진을 보시라! 이러니 ‘조선일보가 신문이면 우리 집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소리를 듣지~ㅠㅠ” 라는 ‘조선일보와 일본,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글을 얼숲(페이스북) 등 SNS에 올렸더니, “조선일보와 일본은 붕어빵이다.”, “조선일보 본사를 차라리 일본으로 옮겨라!”, 심지어 “조선일보라 하지 말고 커밍아웃해 일본일보라 해라!”, “조선일보 불매운동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에 광고주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불매운동하자!” 등 사람들의 반향이 자못 크다. 공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전문성과 논리가 부족할 때마다 논점 일탈과 치졸함을 드러내는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지난 19일, <김승환, 수천만원 드는 '英명문대 입시기관'에 아들 보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하듯 내보냈다. ‘김승환 교육감의 아들이 들어간 B칼리지는 외국인 학생들의 영국 대학 입시를 전문적으로 돕는 곳으로, 과정에 따라 한 학기 학비가 최대 9020파운드(1300만원·2019년 기준) 든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기관 이름에 ‘칼리지(college)’가 들어가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대학이라기보다 입시학원에 가깝다”는 한 영국 기업인의 말도 인용해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 살림살이로 보낼 정도였다. 또 B칼리지를 고액 입시학원으로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는데, 지금 아무렇지 않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제 자녀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며 “OECD는 이미 1980년에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선일보는 김승환 교육감이 엄청 밉거나 싫은 모양이다. 김 교육감이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른바 1등 신문이라 자처하는 신문답게,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집중 취재하거나 반박할 논리를 연구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대응해야 맞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논리력이 부족하거나 전문성이 떨어질 때면, ‘신사적인 정면승부’ 대신 ‘등 뒤에서 칼을 꽂는 야비한 행태’를 자주 반복한다. 이는 대표적인 ‘논점일탈의 오류’다. ‘산상고의 자사고 취소(일반고 전환)’라는 주제와는 전혀 관계없는 생뚱맞은 사안을 끌어다가 확대 재생산시켜 본질(논점)에서 비켜가며 물 타기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치졸하게 ‘메시지’ 대신 ‘메신저’를 마녀 사냥하듯, 신상털기식으로 공격하고 음해해 동네 한가운데 벌거벗겨놓고, “이 사람 이렇게 흠 있는 사람이니 돌을 던지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망신 주기, 조리돌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응할 논리나 전문성이 부족하면 차라리 침묵을 지키지, 조선일보는 꼭 이런 식이다. 지난 6월 5일 <윤지오의 먹잇감>이라는 조선일보 사설도 메신저를 공격해 물타기를 시도하는 전형적인 행태이다. 이것으로 부족했다 여겼는지, 아니 반격할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TV조선 ‘탐사보도 세븐(누가 윤지오에게 놀아났나)과 월간조선까지 가세해 ’배우 윤지오 인신공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배우 윤지오를 두둔하거나 비호할 생각은 없다. 거짓이나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조선일보 사주일가 및 소위 힘 있는 사람들이 신인 여배우에게 가한 성착취, 이후 사건을 덮기 위한 언론권력의 수사무마 시도라는 ‘장자연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가 티끌도 태산으로 만드는 그 놀라운 현미경으로 김승환 교육감과 그 자녀들에 대한 신상털기식 취재와 보도 대신, 자사고를 운영하는 부패사학의 비민주성과 위법·탈법·비리, 조선일보 사주·경영진 일가 자녀들의 진학 및 유학실태에 대해 집중 취재 및 보도를 했더라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기가 막힐 정도의 그 뾰족하고 날카롭고 집요하기까지 한 잣대로 배우 윤지오에 대한 탐사보도 대신, 장자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면 우리 국민들은 쌍수 들고 환호와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까?

조선일보를 보고 있노라면 시시때때로 논점일탈과 치졸함을 드러내는 일본의 행태가 그대로 보인다.

김형태-칼럼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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