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교육적, 망국적인 ‘대학 서열화’ 이제는 과감하게 깨뜨려야!
  • 입력날짜 2019-06-12 08: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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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속히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및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입법 나서라!
우리나라 제로 출산율의 가장 큰 원인에 교육문제가 빠지지 않고 있다. 살인적인 입시경쟁,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 지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청소년 행복지수… 이에 문재인 정부도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국정과제로 학벌주의 해소, 대학서열 혁신 등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영형 사립대 추진 등도 하고 있으나, 솔직히 정책 체감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돌파구를 찾고, 속히 입법화하여, 교육 고통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필자가 대표로 있는 ‘교육을바꾸는새힘’ 등 교육시민단체가 <교육 혁신 근본 문제 해결 프로젝트 2회 연속 국회 교육토론회>를 진행하였다.

1차 토론회인 4월 23일,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또한, 많은 언론에서도 앞다투어 보도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속히 법률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당시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의원이 토론회에 참석, 법률제정을 약속했고,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박백범 차관도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또한, 환노위 김학용 위원장도 이상민 의원에게 발의하면 상임위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5월 8일, 2차 토론회는 비교육적인, 아니 망국적인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한 토론회였다. 대학서열화 깨기 위한 대안인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및 공영형사학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회, 특히 정부•여당은 하루속히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육문제 중 가장 근원적이고 시급한 것이 대학 서열화 해소
우리나라의 여러 교육문제 중 가장 근원적이고 시급한 것이 대학 서열화 타파이다. 불명예스럽게도 지구상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SKY 서성한 중경외시… 피라미드식 대학 서열화, 출신대학에 따른 학벌 카스트, 그로 인해 열패감과 좌절감에 시달리는 수백만의 젊은 영혼들!” 이들의 눈물 어린 절규를 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이고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 세월호처럼 가라앉고 있는 대한민국호, 더 늦게 전에 대학 서열화 완화하고 학력 사회 극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 똑똑하다고 소문난 우리 국민이 왜 이런 소모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파괴적이기까지 한 ‘교육 고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현재의 실력이 아닌 대학 간판으로 대접받는 ‘학력 학벌 사회’이다. 그렇다 보니 특권층들은 “사립초-국제중-특목고-명문대로 이어지는 <성공과 출세를 위한 특급열차>”에 자녀들을 태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앞문이 안 되면 옆문과 뒷문을 통해서라도 자녀들을 올려 태운다. 자식의 출세를 보장하는 보증수표 앞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똘레랑스, 도덕성, 체면은 모두 휴짓조각이 되고 만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경쟁을 부추기며 1등, 2등 등수를 매기는데, 이제는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에서 ‘더불어 잘 사는 사회’, 곧 ‘우분투’ 정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다시 계층이동이 자유롭고, 열려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살만한 세상이고 좋은 나라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교육에도 ‘우분투’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서 연구 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 놓고, 게임 하나를 제안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보기 드문 싱싱하고 달콤한 과일이 가득 찬 바구니를 나무 옆에 놓고 누구든지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인류학자의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손에 손을 잡은 채,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과일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 입안 가득히 과일을 베어 물고서 키득거리며 재미나게 나누어 먹었다.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누구든지 1등으로 먼저 간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다 주겠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느냐?”라고 묻자, 아이들의 입에서는 “UBUNTU!(우분투)”라는 단어가 합창하듯이 쏟아졌다. 그리고 한 아이가 이렇게 덧붙였다.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 혼자만 기분 좋을 수 있나요?”

‘UBUNTU’는 아프리카 남아공 반투족의 말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으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용어이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 “함께 그리고 다 같이”라는 인류사랑 정신이 묻어있는 만델라 대통령의 기본 철학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교육에도 “우분투(UBUNTU)”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이제 ‘대학 간판’이 아닌 ‘현재의 실력’이 존중받는 능력사회로 속히 전환해야 한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한 줄 세우기가 문제다. 망국적인 대학 서열화를 깨뜨리지 않는 한 한국교육은 백약이 무효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와 함께 일부 사립대를 과감하게 ‘공영형사학’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대학서열체제를 완화하여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지방 국공립대 위상 강화로 지역 균형 발전에 큰 활력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명문대학이던 소르본 대학이 ‘파리4대학’이 된 것처럼, 서울대도 ‘한국 25대학’ 중 하나로 그 명칭과 지위가 바뀌어야 한다.

국민적 요구를 담아 전달하면 국민의 대표들은 바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 주체와 학교현장의 절절한 고통에 국회가 응답하는 차원에서라도 정치권은 속히 국회 문을 활짝 열고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과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및 공영형 사학’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김형태-칼럼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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