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고통 시대’를 끝내고 ‘교육 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가자!
  • 입력날짜 2019-03-12 08: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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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교육칼럼은 필자가 작성한 <3.1교육선언문>으로 대신합니다. 이 교육선언문은 지난 3월 1일, 서울민회 총회에서 채택, 낭독되었습니다.
우리 삼일민회는 3.1혁명 100주년을 맞아 숭고한 혁명정신을 기리고 이를 이어가며 행복한 교육혁명으로 ‘교육 고통 시대’를 끝내고 ‘교육 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갈 것을 선언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중병을 앓은 지 오래되었지만, 이곳저곳에서 신음과 비명이 터지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보기가 힘들다. 개성과 재능보다 경쟁과 효율성만 강조하는 교육으로 수많은 젊은 영혼들이 열패감에 시달리며, 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이고 무엇을 위한 교육이냐며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00년, 학교는 배움과 성장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경쟁과 서열이 지배하는 입시공장으로 변질하였고,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 아닌 공부하는 기계, 교육 상품을 만들어내는 장소로 전락했다. 우리 사회를 선도하는 원동력이었던 교육이 고통과 병폐의 원천이 된 것이다. 교육 불평등과 교육 비리, 교육 양극화, 특권교육 등 교육모순을 혁파하고, 일제 잔재 청산, 분단 극복과 통일 교육, 우리 겨레의 자존감 제고 등 교육의 공공성·자주성을 강화하며, 협력과 발달의 가치 아래 전인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 체제로의 대전환은 이 시대 시민적 요구이고 명령이며 우리가 부여안아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우리 사회를 ‘팔꿈치 사회’라고도 한다. 옆 사람을 팔꿈치로 치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불공정한 경쟁 사회’라는 뜻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별이 존재하고, ‘특권을 이용한 반칙과 치졸한 꼼수’로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풍자이기도 하다.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교육이 활용되고 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에서 ‘더불어 잘사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계층 이동이 자유롭고, 열려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집어넣는 교육’에서 ‘꺼내는 교육’으로, ‘차가운 경쟁교육’에서 ‘따뜻한 협력교육’으로의 전환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다니고 싶은 학교, 교직원들에게는 일하고 싶은 학교, 학부모들에게는 보내고 싶은 꿈의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마땅히 학생들의 꿈과 끼가 자라고, 교직원들의 뜻이 신명나게 펼쳐지며, 학부모들의 믿음이 웃음 가득 실현되는 학교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에서 학생, 교직원, 학부모는 무늬만 교육 주체였다. 이제는 교육 주체 및 교육 가족 우선 정책을 펼쳐,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에게 잃어버린 웃음과 보람과 행복을 찾아주어야 한다.

한때 교육은 대한민국의 희망이었으나, 이제는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교육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교육 때문에 교육 주체들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친다. 교육 문제는 이제 교육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사실상 ‘출산파업’을 하고 있겠는가? 아이를 낳아 대학 졸업 때까지 수억이 들고 취업마저 안 되는데 누가 애를 낳으려 하겠는가? 일자리, 주택 문제와 함께 보육·교육문제 해결이 핵심이라고 본다. 현재와 같은 입시 위주의 반복 학습으로는 노벨상도 국가경쟁력도 없다. 이렇게 교육은 국가의 미래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교육에서 희망이 보여야 미래의 희망도 보이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2019년 3.1혁명 백주년을 새로운 백년의 역사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겨레의 가슴 가슴마다 자주, 평등, 자유의 얼을 심어 푸르고 푸른 민주주의 꽃이 활짝 피는 세상, 남북이 평화롭게 공영하는 가운데 교육이 다시 희망으로 우뚝 용오름 하는 대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행복한 교육혁명에 대한 간절한 요구와 국민적 지지는 절대적이다. 곧 이 뜨거운 함성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 마침내 정부와 국회를 향하여 메아리칠 것이다. 정치권과 위정자들은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을 뼛속 깊이 새기고, 교육 주체와 국민들의 절절한 고통에 응답한다는 차원에서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협력교육과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혁신 교육’이 오롯이 뿌리내리도록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이다. 3.1정신과 촛불민심으로 튼실하게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의 요구>
- 헌법정신을 살리는 차원에서, 교육은 정치 권력과 무관하게 교육 논리와 교육적인 안목에 기초하여 정책을 구현하고, 교육부 관료들이 독점하고 있는 정책 개발 기능을 집행 기능과 분리해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국가교육위원회’를 법적 상설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 우리나라 학생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주말, 휴일도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무한경쟁 대신 하루빨리 ‘학원 휴일 휴무제’ 등 쉼이 있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 구시대적인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미래사회를 능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서 실험·탐구 정신 및 창의성·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 한 나라 교육의 질은 그 나라 교사들의 질을 넘지 못한다. 승진과 행정 중심의 학교를 교육 활동 중심의 학교로 바꾸고, 교원평가 대신 실질적인 전문성을 보장하며, 교육 주체인 교사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 교사라는 이유로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대원칙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웃음거리다. 하루속히 교사들의 노동 및 정치 기본권을 허용해야 한다.

- 민주시민 교육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청소년의 선거 연령을 낮추는 것은 물론, 학생들 역시 학교 안에서의 의사결정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고, 학교자치와 교육자치를 확대해야 한다.

- 평등한 학교는 평등한 사회의 출발이다. ‘차별에서 지원으로’라는 말처럼 장애인들의 학습권·접근권·교통권을 보장하고 비정규직 교직원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 간판이 아닌 실력이 존중받는 ‘능력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와 함께 일부 사립대를 ‘공영형사학’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등을 제정하여 입시와 취업, 임금과 승진에서 학력과 출신학교로 차별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사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부패사학에 대해서는 퇴출 등 엄정하게 대응하고, 소수 학생을 위한 입시교육 기관으로 변질한 특목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며, 고교 평준화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공교육을 정상화함과 동시에 학교 서열화 및 교육 불평등의 핵심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 우리 정부의 교육재정 투자는 여전히 낙제점이다. 획기적으로 교육재정을 늘려 교육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의무교육 확대 등 보편적 교육복지도 실현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대학원 학비까지 국가가 부담하고, 아울러 무상의료 정책도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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