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 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로 사람들이 모인다.”
  • 입력날짜 2020-01-13 1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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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자치구로 나아가기 위한 제언
윤준용 영등포구의회 의장
윤준용 영등포구의회 의장
‘대한민국은 주차와 청소 선진국은 절대로 될 수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안 그래도 혼잡한 도로를 더욱 정체시키는 대로변에 줄을 이은 불법주차와 좁은 골목길을 더 좁게 만드는 빼곡한 불법주차 차량들. 그것뿐인가.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무단투기 쓰레기들과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들, 쓰레기통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길에 버려진 쓰레기……. 흔히 보게 되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앞서 언급한 말은 이러한 풍경을 염두에 두고 나온 말이 아닐까.

지난 번 칼럼에서는 깨끗하고 살기 좋은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 환경 분야의 다양한 노력을 촉구했으며, 특히 환경 전문가를 통한 ‘환경 분야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力說)한 바가 있다. 아울러 환경 분야에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통한 대기질 향상, 규모에 관계없는 적극적인 녹지 조성, 안양천 토양 및 토질 정상화, 거리 하수구 악취 저감장치 설치 등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 역시 당부한 바가 있다.

하지만 깨끗하고 살기 좋은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의 여러 노력 외에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영등포구는 현 채현일 구청장 취임 이후 영중로 거리 정비, 영등포시장 거리 정비 등 가로경관 분야에서 혁혁한 성과를 이뤄낸 바가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주차와 청소 부분은 매번 임시회와 정례회를 통해 지적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그 중요도를 생각했을 때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구민들의 눈높이가 예전과 다르게 높아졌으며, 과거와는 달리 고식적인 행정으로는 더 이상 구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두 분야에서 정확한 현황과 문제점,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아울러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3선 의원으로서, 현장에서 구민들이 주시는 민원 중 대다수는 주차장 건립, 주차 공간 확대 요청이다. 그러나 우리 구 등록 자동차가 총 142,633대인 것에 비해 관내 주차장 수는 총 170,043면으로 주차장 확보율이 약 119%에 달한다. 산술적으로는 27,410면이 남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늘 주차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주차 수요가 집중되는 곳에 주차장 공급이 부족하고, 전반적인 주차 인프라가 편중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의 우리 구 주차장 부족 및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크게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주차 수요 집중 지역에 학교와 교회 등 지역 여건에 맞는 기관들과 충분히 협의하여 휴지 시간 대 및 심야 시간 대 주차장 개방이 필요하다. 주차장을 짓고 거주자 우선 주차 면을 늘리는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주차 수요 집중 지역에는 이미 포화상태로 새로운 인프라 구축이 힘든 경우가 많다. 타구 사례를 봤을 때에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두 번째는 거점별 주차타워 건립이다. 선진국 사례를 통해 성공사례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좁은 부지에 비해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타워를 거점별로 적극 건설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주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는 건물 준공 시 허가받은 주차장 불법 용도변경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철저하게 부과하는 것이다. 주택가 밀집 지역에서 주차장을 불법 용도변경하여 상가나 창고로 세를 놓아 이득을 보는 것은 해당 지역 불법주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큰 원인으로, 반드시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어 관내 가로청소 분야 역시 다방면으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고질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거리청결도는 구민의 삶의 질과 매우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우리 구 청소행정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영등포구는 대림동 일대를 비롯하여 전체 인구 대비 외국주민 비율이 13.8%로 전국 최고에 달한다. 특히 그 중 대다수는 중국 동포(한국계 중국인)이다. 무단투기의 상당수가 문화차이에 따른 중국 동포들로부터 비롯되고 있으나, 현재 중국 동포에 대한 무단투기 심각성 및 무단투기 방지 교육은 전무한 상황이다. 중국 동포 거주 지역의 찾아가는 쓰레기 분리수거 배출 교육과 무단투기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동 주민센터 전입신고(외국국적은 체류지 변경 신고) 시 쓰레기 배출 의무교육 실시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음식물쓰레기 배출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 영등포구의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가 음식물쓰레기 배출은 플라스틱통 형태인 ‘거점수거용기’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거점수거용기는 말 그대로 거점별로 설치되는데, 이 수거용기 근처에 무단투기가 빈번히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택가 가정별 문전 수거용기 제도를 도입하거나, 현재 도림동 일부에서 시범사업 중인 주택가 RFID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사업을 구 전체로 적극 확대해야 한다.

이 외에도 현재 운영 중인 클린하우스 사업, 재활용정거장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청소 수거 용역 업체의 계약 시 ‘가로청소 상시민원처리 기동대’의 설치와 운영을 반드시 명시하여 무단투기 상습지역을 수시로 관리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주차와 청소, 개선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면 그것은 구민의 삶에 더욱 큰 열매로 돌아올 것이다. 충분한 주차 면이 확보되어 불법 주차가 줄어들고 거리청결도가 높아져 깨끗한 거리가 된다면, 쾌적한 보행환경과 함께 구민의 전체적인 삶의 질이 올라가고, 거리로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거리로 사람들이 모이면, 지역 경기도 활성화되고 상권이 활발해진다.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영등포는 이제 구도심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차와 청소 분야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플랜 수립과 다방면으로의 노력 및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새해에는 영등포구가 누구나 살기 좋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고, 38만 영등포 구민들이 쾌적한 삶을 누리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윤준용 영등포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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