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현일-칼럼] 영등포구의 새로운 도약, 모두가 주인공
  • 입력날짜 2021-08-26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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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구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서울 서남부권의 종갓집이자, 정치와 경제, 교통과 상업이 발달한 서울의 3대 도심 중 한 곳이다. 여의도에는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의사당이 있으며, 350여 개의 금융사가 밀집해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불린다. 또한 국철을 비롯해 지하철 1‧2‧5‧7‧9호선이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로, GTX-B 노선과 신안산선, 신림선 등이 개통되면 그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상업의 발달로 이어졌다.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 유통 3사의 백화점이 밀집하는 등 견고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1970‧80년대 영등포구의 위상은 지금보다 더 높았다. 1899년 영등포역이 생긴 후 철길을 따라 사람과 자본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맥주, 피혁, 방직, 주정 공장 등이 들어서며 발전을 거듭해, 1973년 처음 분구(分區)가 되기 전 약 10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성장했다. 당시 한강 남쪽의 중심은 영등포였다. 그래서 도로나 교량의 명칭도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뜻의 영동대로(永東大路)나 영동대교(永東大橋)로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분구(分區)가 이루어지고, 산업구조의 변화로 핵심 산업시설들이 문을 닫거나 이전을 하면서 영등포구는 차츰 성장 동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지역의 37.5%를 차지하는 준공업지역은 주거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었으며, 특히 영등포역 앞의 노점과, 쪽방촌 및 성매매집결지는 지역 이미지를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이러한 영등포구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낙후된 이미지를 하나씩 지워가며 서울의 중심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불편한 진실이자 지역의 50년 묵은 3대 숙원사업인 영등포역 앞 노점상과 쪽방촌, 성매매집결지 문제도 해결의 물꼬를 텄다.

가장 먼저 해결한 것은 영등포역 앞 노점 문제이다. 소통과 협치 상생의 노력으로 단 두 시간 만에 아무 충돌 없이 정비해, 70개의 노점을 26개의 거리 가게로 바꾸었다. 노점으로 인해 비좁고 불편하던 길은 주민에게는 깨끗하고 탁 트인 거리로, 노점상에게는 쾌적한 환경에서 정당하게 영업할 수 있는 상생의 길로 거듭났다. 지난 7월부터는 영등포시장 사거리를 중심으로 영중로 잔여 구간과 영등포로에 대한 정비를 본격 시작했다. 보도블록과 간판 가로등을 정비해 10월 경 마무리할 예정이다.

쪽방촌은 쪽방 거주민의 주거권까지 포용하는 개발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1190호의 임대주택과 행복주택 및 분양주택 건설을 위한 사업이 본격 추진 중이다. 2025년 입주를 목표로 지난 6월 보상을 위한 물건조사가 시작됐다.

성매매집결지에는 높이 150m 이하 최대 44층 1500여 세대의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용적률이 460%에서 770%로 대폭 높아졌다. 사업성이 크게 개선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즈음이면 영등포역 일대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영등포구의 얼굴이자 서울의 관문인 영등포역 일대가 묵은 때를 벗고 도약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화의 주인공은 구민이다. 구민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영등포구의 발전과 변화를 원했다.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만든 ‘영등포신문고’의 첫 번째 청원도 영등포역 앞 노점 정비였다. 8일 만에 1300여 주민들이 공감 했다. 한마음으로 응원해준 구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무사히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구민의 대표인 국‧시‧구의원들이다. 기본 계획 구상부터 실행을 위한 예산 확보까지 사업 추진 단계마다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영등포역 앞 노점상 정비를 위한 예산 확보부터 쪽방촌과 성매매집결지 문제 해결의 고비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해 정부를 비롯한 서울시와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냈다.

바야흐로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가 눈앞에 와있다.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변화의 물결이 지역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과 대선제분 부지 문화발전소, 랜드마크 도서관과 스포츠센터 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들이 봇물 터지듯 실현되고 있다.

미래 영등포구의 100년을 준비하는 지금 구민들을 비롯한 국‧시‧구의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영등포구가 다시 한 번 서울의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당부 드린다.

채현일(영등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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