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노후자금 안녕하십니까?
  • 입력날짜 2016-06-07 16: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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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국민연금공단’의 수상한 행동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16~2020)’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 여파로 해마다 늘어나던 국민연금 가입자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서 생산 가능인구(15~64세)는 줄고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급격히 늘고 있어 ‘저출산·고령화의 쇼크’가 발등의 불로 다가선 셈이다.

그런데 이런 국민연금을 더 줄어들게 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고 있다.

그것은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가기 위한 계열사 간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 비율이 적용돼 총수 일가가 3718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긴 반면 삼성물산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한 계열사 주식에서만 무려 581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측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 가지 행동

삼성물산 측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 가지 수단을 써 자사의 실적을 낮추는데 온갖 노력을 다한다.

첫째, 지난해 상반기 합병을 앞두고 다른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늘릴 때 삼성물산은 고작 300여 가구만 공급한다.

둘째, 2조 원 규모 카타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지만 공시하지 않았다. 2011년 9월 사우디 화력발전소 공사는 바로 공시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셋째, 삼성전자에서 받은 공사 물량 일부를 삼성엔지니어링에 넘겨주었다.

이런 이상행동은 지난해 1월 2일부터 5월 22일까지 현대건설을 비롯해 지에스(GS)건설, 대우건설 등이 각각 주가가 17.2%, 33.0%, 31.5% 오른 사이 삼성물산 주가가 6만 700원에서 5만 5300원으로 8.9%나 떨어뜨렸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제일모직은 주가가 오르고 삼성물산이 떨어지게 될 경우, 총수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율이 가장 높이 올라가 큰 이득을 보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 지분율은 제일모직 42.19%, 옛 삼성물산 1.41%였다.) 이런 점을 노리지 않았다면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의 더 수상한 행동

삼성그룹은 총수의 이익을 위해 그랬다 치더라도 국민의 노후연금을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공단의 행동은 한술 더 떴다.

첫째, 지난해 3월 26일 기준으로 삼성물산 1,784만 8408주(11.43%)를 갖고 있었는데 이후 계속 내다 팔아 5월 22일에는 1,490만 6446주(9.54%)로 대폭 줄여 삼성물산 주가를 내리게 하였다.

둘째, 스스로 자문한 한국기업 지배구조원이 불리한 합병 비율 등을 이유로 합병 반대를 권고했는데 합병에 찬성을 표시했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찬반을 표시하기 곤란한 안건은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이도 하지 않았다.

셋째, 국민연금의 투자가 대기업의존도가 높아 조절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가 5대 그룹 총액의 절반에 가깝고 합병과정에서 불리한 합병 비율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음에도 작년 23조7,543억 원에서 올해 1월 말 25조5,307억 원으로 오히려 1조7,764억 원(7.5%)이 늘어났다.

국민의 손해는 삼성 이재용 일가의 이익

결국 삼성그룹의 승계를 둘러싼 기업합병에서 국민연금의 협조와 삼성물산의 위법 행동으로 국민의 노후자금 일부가 삼성 이재용 일가의 이익으로 넘어갔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장래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그 관리주체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지분율 상승을 위해 봉사(?)한 것은 범죄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회가 나서 이를 명백히 밝히고 국민의 노후자금의 안녕을 챙겨야 할 것이다.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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