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O, 다시 수면 위로 오르다
  • 입력날짜 2016-07-08 1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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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에 대한 불안, 독자들이 관심 가져야!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의 약칭이다.
이걸 우리말로 옮기면 뭐가 될까? 공식적으로는 유전자변형생물체라고 한다. 유전자재조합농산물이라 하기도 한다. 찬성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그런데 사회적 용어는 유전자조작농산물이다. GMO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기도 하다.

GMO가 우리나라에 수입되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되었다. 수입량은 점점 늘어나 작년에는 1,023만 톤이 수입되었다.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두 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 이중 식용 GMO는 215만 톤으로 쌀 생산량의 반 정도가 수입되어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랫동안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고 국민의 80% 이상이 GMO에 불안함을 느껴서 정확한 표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구매하는 대부분 식품에서 GMO 표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또 그동안 GMO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적이 거의 없다. 2008년에 식용GM옥수수 5만7천 톤을 처음으로 울산항을 통해 들어왔다. 그때 324개 환경·소비자·시민단체들이 ‘유전자변형 옥수수 수입 반대 국민연대’라는 조직을 급히 만들어 울산항에 가서 수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활동도 잠시였고 그 뒤로 지금까지 식용옥수수는 계속 수입되고 있다. 국민연대라는 이름으로 더는 활동도 없었고 언론도 더는 식용 GMO 옥수수를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GMO 표시제와 관련된 뉴스가 가끔 나오고 또 이동 중에 트럭에서 떨어진 GMO 옥수수나 콩이 길옆이나 사료 공장 주변에서 자생한다는 뉴스가 나와도 그뿐, 더는 뉴스의 생명을 잇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GMO 이야기가 사회적 이슈로 뜨기 시작하였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GMO'를 검색어로 치면 거의 매일 GMO 뉴스가 올라온다. 주요 방송사에서 시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20년 가까이 단발적 이슈였던 GMO가 왜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와서 확장되고 있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작년에 농촌진흥청의 GM 작물개발사업단에서 항산화 기능이 있는 GM 쌀을 개발하여 안전성 승인 심사를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 그 첫 번째 방아쇠 역할을 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소비자들이 많은 양의 GMO를 이용해 왔다. 그렇지만 GMO와 GMO 아닌 식품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또 GMO를 원료로 써도 그것을 표시하는 제도가 허점이 많아 시중에 GMO 표시된 식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용해 왔다. 이용해 오기는 했지만, 수입 농산물 그것도 주로 식용유의 원료로 주로 쓰이니까 GMO를 피하고 싶은 사람은 콩기름, 옥수수기름, 카놀라유를 피하면 되려니 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GMO를 생산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GMO의 이슈가 식탁의 안전 문제에서 들판의 문제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원래 수원에 있던 농촌진흥청은 2014년 전북 완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수원에서 해 왔던 것처럼 별일도 아닌 듯 각종 GMO 농산물 연구를 한 것이다. 그런데 농진청의 GM벼 상용화 발표 이후 신경이 곤두서 있던 지역 농민에 의해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농도 전북 그것도 만경평야와 호남평야로 연결되는 길목에서 GM 벼를 연구하다 이 유전자가 곡창 호남평야로 날아가서 오염된다면 전북은 망한다는 위기감을 자극한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 GMO 문제에서 한발 떨어져 있던 농민들을 움직이게 하였다. 이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또 진흥청을 찾아가 반대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문제가 소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전환이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정부의 GMO에 대한 태도가 세월호, 메르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이 국민의 안전보다는 기업이 이해를 대변하든가 문제를 덮으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작년 말 GMO 표시제가 국회에서 일부 개정되었는데 그 개정의 내용이 그 전과 크게 바뀐 것이 없었다. 원래 국회의원들은 GMO가 원료로 들어가는 모든 식품에 표시하게 하는 완전 표시제를 추진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막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GMO 농산물이 어떤 회사에서 얼마나 쓰이는지를 공개하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는데 이게 기업의 영업 비밀이라고 식약처가 거부했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에서도 공개하라고 심판을 했는데도 식약처는 이를 무시하고 대법원에 상고 하였다. 그래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되고 GMO의 안전성은 증명되지 않으니 국민이 계속해서 GMO 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농민의 길’ 4개 농민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 올해는 4월에 농진청 앞에서 전북 도민 대회, 5월 21일에 몬샌토(GMO 종자특허권 90% 소유 기업) 반대 시민행진, 5월 29일 GM 반대 전북도민 행동을 비롯한 경남 행동, 충북 행동이 출범하였고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조직을 준비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원 37명이 GMO 완전 표시제를 하기 위한 결의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7월 2일은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에도 전국의 농민 소비자들 천 명이 농촌진흥청 앞에 모여 농진청 GM 벼 상용화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집회를 열었다.

이렇게 밥상에서 들판의 문제로 국면의 전환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GMO에 대한 불안을 확대하고 있고 일부의 우려에서 국민의 걱정거리로 그리고 국회와 언론도 주요 이슈임을 감지하고 대응하고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우리 사회의 주요이슈로 확대되어 갈 것이다. 독자들의 관심 있는 관전을 부탁드린다.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현)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표이사(현)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현)
-춘천생활협동조합 이사장(전)
-생활협동조합전국연합회 사무총장(전)
-한국협동조합학회 상임이사(전)

이재욱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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