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칼럼] 교육에 사랑보다 더한 마법은 없다!
  • 입력날짜 2016-07-05 11: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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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석남중, 기피학교에서 자랑거리 많은 학교로의 놀라운 변신
인천지역 첫 혁신학교인 인천석남중학교를 탐방하고 왔다. 인천형 혁신학교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배움학교’이다. 인천시 서구 건지동산에 자리 잡고 있는 인천석남중학교는 지역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열악한 곳이지만, ‘배움의 공동체 수업’과 ‘참여와 소통의 교육공동체 협의회’를 양대 기둥으로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수업 혁신 ▲민주적 학교 운영 ▲학생자치를 실현하여 활기가 넘치는 학교이다.

학교가 정말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석남중은 2012년에 학교폭력대책위가 16회, 선도위가 11회 열리는 등 총 40건의 학생 사안으로 몸살을 앓던 학교였다. 신입생 1지망 지원율이 25%로 비선호 학교였고, 교사들도 대부분 신규나 다른 시도전입·타 교육청 전입교사, 2, 3지망 교사로 구성되어 30% 정도의 교사가 매년 교체되는 사실상 기피학교에 가까웠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부모 만족도도 매우 낮았다. 그런 학교가, 현재는 1지망 비율이 95%에 이르고 있고, 2014년에는 학부모만족 향상도가 인천지역에서 1위라고 한다. 변신의 비결은 무엇일까?

석남중학교가 이렇게 달라지고 좋아진 것은 일차적으로 교사들의 변화, 즉 의식전환이었다고 한다. 교사들은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변한다는 생각으로 교사 위주의 일방적인 수업에서 학생 중심의 ‘배움의 공동체’로 학교를 구축하고, 학교를 학생들과 교사들이 서로 배우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했다. 획일적인 수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교육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석남중은 ㄷ자 형태의 모둠형 책상 배치로 학생이 주인이 된, 수업의 주도권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전환한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석남중의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고, ‘한 아이도 소외됨이 없고, 또한 질 높은 배움’을 추구하기 위해 매월 1회 전체 또는 학년별로 공개수업을 하며, 매주 수요일 전문적 학습 공동체의 날을 운영한다.

또한,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학교 구성원은 학교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학년별 핵심가치를 함께 정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아직도 수업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공동성장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은 학교를 협력과 소통의 공간으로 바꾸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교사의 인식이 바뀌면서 학생들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침 풍경부터 달라졌다.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의 두발 및 복장을 지적하고 훈계하는 무서운 교사 대신 학생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사랑합니다”라며 반갑게 맞아주는 교사만 있을 뿐이다. 등교 시간을 오전 8시 50분으로 늦추니, 학생들의 표정이 매우 밝아졌고, 아침맞이로 교사와 학생의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으며, 늦춰진 등교시간만큼 수업시간에 졸거나 엎드려 자는 학생도 사라져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한다.
석남중은 지난해 2학기부터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함께 논의해 제정한 '생활협약'을 시행하고 있다. 이 생활협약에 따라 학교 밖에서 흡연한 학생은 담배를 피운 곳에 가서 담배꽁초를 줍고, 동네 주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편지를 써서 흡연 장소 인근 가정에 전달한다. 일회적인 벌로 잘못을 털어내기보다는 학교와 지역공동체에 저지른 잘못을 스스로 느끼고 회복할 수 있게 하는 ‘회복적 생활교육’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학생이 학교의 진짜 주인이어야 하고, 학교는 꿈을 키워주어야

석남중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학생회장 선거가 끝나면 바로 학생회 임원 및 해당 부서의 부원들도 공모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이렇게 구성된 학생자치위원회는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모여 회의를 한다. 입학식과 졸업식 등 중요행사 기획도 학생회에서 한다. 올해는 특별히 세월호 추모 행사를 학생회 주도로 진행하였다. 즉 엽서를 제작하여 전교생 엽서 쓰기, 리본 만들기, 기억의 정원 만들기, 세월호 추모공연, 플래시몹(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을 학교 운동장과 교실에서 진행하였다. 그리고 레몬트리카페를 운영하여 기금을 모금하였고, 이를 학생회 임원들이 광화문에 직접 가서 엽서와 함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열리는 <동아리 게릴라 콘서트, 점심 먹고 애들아 놀자!>는 한바탕 축제다. 댄스, 치어리딩, 석남슈퍼스타S, 밴드부 공연 등 다양한 놀이마당이 펼쳐지는데,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지켜보는 학생들이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한다. 매번 강당에 사람이 꽉꽉 찬다고 한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문화 실현을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석남공동체협의회 운영도 이 학교의 큰 특징이다. 올해 4월부터는 학생, 학부모, 교사 대표가 참여하는 공동체 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이곳에서는 월 1회 학교의 중요 현안을 협의한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한다.

교장실 수업 등 신선하고 감동적인 특색사업

이 밖에도 써클대화, 평화 감수성 놀이, 석남영화제... 등 자랑거리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장실 수업’이다. 교장실 수업에 참여했다는 한 학생은 “학생들이 솔직히 교장실 갈 일이 없는데 교장실에서 교장 선생님과 둘러앉아 대화식 수업을 하는 것이 참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고보선 교장은 “사람을 키워내고 이끌어주는 일에 사랑보다 더한 마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민주, 정직, 자존을 강조한다. 학생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학교,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적 학교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석남중은 이 밖에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솔루션 모임인 ‘위하자 모임(상담교사, 복지사, 진로, 희망교사들로 구성)’을 만들어, 교사와 학생, 교사와 교사가 서로 협력하여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단지 자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업 부적응 학생에게 세심한 도움을 주기 위해, 1:1 멘토링, 교장 선생님과 함께 하는 상담 등도 실시할 예정이란다.

석남중,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석남중학교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교사들이 달라졌고, 학생들도 좋아졌다고 한다. 이제는 서로 깊은 신뢰 속에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때때로 실패하고 좌절하고 깨어지고 화가 나도, 서로 이야기를 경청하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인천형 혁신학교(행복배움학교)’라는 이름으로 희망과 자랑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영등포와 서울 지역, 아니 전국에 석남중과 같은 학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김형태 제8대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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