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근 칼럼] 곁눈질만 거둬도 이 시대의 과제 풀릴 것
  • 입력날짜 2017-02-09 12: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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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 보수층 곁눈질은 아니 되오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외연을 넓히고 종북 딱지를 떼기 위해 보수층에 곁눈질을 보내면 과거가 잊히고, 대연정을 주장하면 보수층이 지지해 줄까? 소가 웃을 얘기다.

클릭을 많이 하다 어깨근육과 손목근육을 다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컴퓨터에 갇힌 사람들의 일상이다. 미래를 향해 노력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탄핵국면에 조기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취하려고 건강을 해치는 이 클릭 질(보수층 곁눈질)을 남용하는 후보들이 너무 많다. 특히 보수층에 속하는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그간 ‘종북’이라는 말을 듣던 후보들이 열심이다.

우리 역사가 워낙 굴곡이 많아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이들이 어지간한 클릭으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해방 직후 사회주의자들이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해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세력들에는 이 사회주의자들의 잘못을 선의의 잘못으로 여기는 세력이 많았다. 그래서 국민은 이들을 항상 의심의 눈길로 보고 있었다. 그 틈을 노려 보수세력들이 ‘종북’이라는 작명을 서슴지 않고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민주화운동의 고비마다 이 이름을 내걸며 보수는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중도를 지향한다며 우클릭을 하며 보수층을 곁눈질하는 정치인이 늘어나고 있다. 대연정을 얘기하기도 하고 케이트의 주범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기각을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물론 ‘종북’이라는 멍에를 벗어던지고 당선이 되고 나면 잘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가 너무 혼란스러우니 중도의 길을 찾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도 안심할 것이니 일거양득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수언론 동아일보도 박근혜와 새누리의 망동을 비웃고 있는 상태다. 그들과의 알력이 무슨 혼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새누리 포함 대연정을 이야기한 것은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다음으로 삼성에서 노무현을 당선시키려고 삼성에서 30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건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시에 지금과 같은 정치자금모금 제도가 없었고 당 대표도 전혀 정치자금을 마련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파트구매자금 2억원을 삥땅하여 자기 이익으로 챙기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정치를 하다 보면 어두운 돈을 양성화(?)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박근혜의 논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국민참여정부인가 삼성참여정부인가

그런데 받고 난 후 그 돈의 힘으로 당선된 후 어떻게 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최대 재벌 삼성의 30억은 노무현의 대선 공약의 최대과제였던 재벌개혁을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박근혜가 경제민주화의 기수(?) 김종인을 영입하고 내세운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이 참여정부의 재벌의존은 참담한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 참여가 아니라 삼성참여정부였다는 조롱이 나왔다. 그래서 온 국민이 외면하자 내세운 것이 대연정론이다.

며칠 전 민생뚜벅이는 참여정부 시절 발생했던 재벌기술탈취사건 피해자들을 정운찬 전 총리와 함께 만났다. 참여정부 시절 재벌 회장들과 노 대통령이 오찬을 즐길 때 민생뚜벅이는 이 피해자들과 함께 청와대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우산을 쓰고 참담한 심정으로 항의집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기초생활수급비로 연명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

이러니 이미 끈 떨어진 갓이 된 참여정부의 대연정론을 값을 치러줄 세력이 누가 있을까?
안희정이 벌어온 30억원은 참여정부의 국정 권한을 삼성에 떠넘기고 결국은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의 길로 이끈 것 아닌가?

그래서 스스로 폐족이라는 봉건적 언어를 살려내 국민의 동정을 사려 하지 않았던가?
이제 이 나라 보수세력이 촛불의 화력에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토대로 삼았던 국민의 ‘종북’에 대한 의심은 언제든 횃불로 되살아날 수 있다. 그래서 잠시 모면하려는 보수층 곁눈질로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책임질 수 없다.

중도주의란 곁눈질로 도달할 수 없다

중도주의란 보수와 진보가 극한대립을 할 때 국가와 사회의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정치방침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보수에 압박을 가하고 한편으로는 진보에 양보를 권하는 최초의 탈진영주의, 탈이념주의 정치방침이었다. 세계 최초 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출발한 정치방침이다.
지금 정치정세는 보수 중 극보수에 실망한 국민과 진보 중 극진보를 의심하고 있는 국민을 탈진영화 하여 극한대립을 버리고 국가와 사회발전을 국민 대다수의 타협과 화해의 힘으로 추진할 때다.

그런데 집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수에 대한 압박을 풀자고 하는 대연정론과 게이트의 주범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온 정론을 펴는 것은 시대적 과제를 저버리는 것이다. 중도주의 정치 노선은 곁눈질과는 무관한 것이다. 후배들이 곁눈질만 반복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안희정 지사가 그렇게 보수층 곁눈질로만 거듭하지 않아도 이 시대의 과제는 풀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때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선근
*54년 경남 창녕 출생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81년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사건)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본부장(2000년)
*상가임대차보호공동운동본부 집행위원장(2008년)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2008년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009년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고문
*2009년 임대아파트전국회의 상임의장
* 2012년 문재인대통령 후보 미래캠프 경제민주화위원
*2013년 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고문
*2013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가계부채소위원회 위원
*2013년 민주당-롯데 상생협력위원회 자문단장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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