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 입력날짜 2023-01-28 10:37:02 | 수정날짜 2023-01-28 10: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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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검찰 진술서 서문 공개
▲이재명 대표가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ytn 영상 캡처
▲이재명 대표가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ytn 영상 캡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월 28일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검찰에 출두했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오전 10시 20분쯤 검찰청 앞에 도착해 짧은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겨울이 아무리 깊고 길어도 봄을 이길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 현장을 기억해 달라, 윤석열 정권 권력이 크고 강해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라며 “내장동과 위례 사업에 관한 입장은 진술서에 모두 담겨있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관련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정청래, 박찬대 국회의원과 지지자들이 함께 했다.
한편 민주당은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심장 없는 사람 없듯, 주권 없는 국가는 없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듯, 주권이 제 몫을 찾지 못하면 죽은 국가입니다”로 시작하는 “이재명 대표 검찰진술서 서문”을 공개했다. 아래는 “이재명 대표 검찰진술서 서문” 전문이다.

이재명 대표 검찰진술서 서문

이 사건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므로 사건에 대한 진술에 앞서 저의 입장을 먼저 말씀드리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심장 없는 사람 없듯, 주권 없는 국가는 없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듯, 주권이 제 몫을 찾지 못하면 죽은 국가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으로부터 주권이 박탈되거나, 주권자를 부당하게 억압하면 민주공화국은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공권력, 즉 국민에게 명령 강제하는 국가권력은 당연히 이러해야 합니다.

첫째, 공권력 행사 특히 중립적이고 정의로워야 할 형사사법 권력 행사에서 편견과 사심을 끊어내야 합니다. 편견과 예단은 진실을 가리는 연기와 같아서 연기를 걷어내야 실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공권력 행사 주체가 타인에게 편견과 예단을 주는 행동을 하느냐 아니냐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형사사법권은 오직 증거에 입각하여 행사되어야 합니다. 진실을 찾는 힘은 증거에서 나오는 것이지, 감각이나 추론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증거가 없음에도 여론을 동원해 혐의를 주장하는 것은 공권력의 비정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셋째, 억압적 공권력 행사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오만을 견제해야 합니다. 공권력은 공동체 유지를 위해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수사로 세상이나 제도를 바꾸려 하면 '검찰 파쇼'가 된다"라는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되새겨야 할 경구입니다.

모든 검사가 하는 취임 선서에는 이런 선언이 담겨 있습니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
형사사법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검사라면 이런 모습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께서 작금의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우려하십니다.

"언론 뒤에 숨은 비겁한 검사,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대통령 가족은 조사 않고 대통령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는 차갑고 불공정한 검사, 검찰 관계자들에게만 관대한 검사가 되고 있지 않는가?"
검찰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입니다.

검찰은 정치 아닌 수사를 해야 합니다.
법과 질서 유지에 최고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검찰이 권력자의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 수사에 나서는 것은 용서받지 못 할 일입니다.

검찰은 정치공작이 아닌 진실을 위한 공정 수사에 매진해야 합니다.
참나무숲인지 소나무 숲인지는 산에 올라 눈으로 보면 압니다.
소나무 숲을 못 보게 막고, 다람쥐가 물어온 도토리, 날려 와 쌓인 참나무의 잎과 가지를 모으고, 땅속에서 수백 년 전 참나무숲 시절의 흔적과 DNA를 찾아 참나무숲이라 선언한다 해도 참나무숲이 되지는 않습니다.

가짜뉴스와 조작 수사로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진실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엄청난 시간과 고통, 비용이 수반되겠지만 사필귀정할 것입니다.

순리와 진실의 힘을, 국민을 믿겠습니다.
역사와 대화하고, 소명을 되새기며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중립성을 잃고 이미 기소를 결정한 검찰은 진실과 사건 실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합리적 소명도 검찰의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고, 검찰은 이미 결정한 기소를 합리화하기 위해 진실을 숨기고, 사실을 왜곡하며, 저의 진술을 비틀고 거두절미하여 사건 조작에 악용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할 수밖에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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