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칼럼]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하여(2)
  • 입력날짜 2021-03-04 16: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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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좋은 수면 습관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장애를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한 생활 습관을 통틀어 “수면위생”이라고 하는데, 수면위생을 지키면 수면 보조제를 최소한으로 먹으면서 숙면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숙면을 위한 비약물요법
1. 잠자리에서는 잠만 잔다. 졸릴 때만 잠자리로 간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하지 않도록 한다. 15~20분 내 잠들지 못하면 잠자리에서 나와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낫다. 졸려지면 다시 잠자리로 간다.

2. 잠을 설쳤더라도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노력하며, 낮잠을 자지 않는다. 지나치게 일찍 잠자리에 눕는 것은 좋지 않다.

3. 수면위생
규칙적인 운동을 오후에 해주고, 자기 1~2시간 전 목욕을 해주면 좋다. 자기 직전에 너무 격렬한 운동이나 뜨거운 욕조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지 말도록 하며, 잠자는 방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귀마개나 눈가리개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취침 6시간 이내로 커피, 콜라, 초콜릿, 홍차, 박카스 등의 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도록 한다. 수면제 대용으로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 니코틴은 각성효과가 있어 특히 새벽에 잠이 안 온다고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한다.
4. 일주기성 인자(수면 리듬)를 조절하기 위하여 아침에 기상한 후 30분 이내에 햇빛에 노출되도록 한다.

그러나 단순한 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수면과 관련 있는 이상 행동 질환들도 있다.
1. 하지불안 증후군의 경우,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면 다리에 무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증후군이다. 하지불안 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 느낌을 해소하기 위해 다리를 자꾸 움직이거나, 일어나 걸으면 증세가 호전된다. 이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고, 다리가 불편해서 계속 움직여야 하므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2. 주기적 사지운동증은 밤에 잠들 때나 수면 중에 다리가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잠들기가 어렵고 숙면을 하지 못하게 된다.

3. 렘수면 장애라는 것 또한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이다. 렘수면은 수면 단계 중에서 꿈을 꿀 수 있는 얕은수면 단계를 말한다. 렘수면 중에는 호흡하는 근육을 제외하고는 모든 근육이 마비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비 현상이 불완전하거나 없는 경우는 문제가 생긴 것이며 이를 렘수면 장애라 한다. 이런 증상이 있을때 꿈을 꾸면서 꿈 내용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어 수면 중에 실제로 소리를 지르고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게 된다. 이것이 심하면 본인이 다치거나, 옆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므로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그 외에도 수면 중에 드르릉 하고 코를 계속 골다가 갑자기 숨이 멎은 것 같이 숨을 안 쉬는 경우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럴 때 전문 기관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평가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특히 삶의 질이 나빠지는데, 낮에 매우 피곤하고 졸리며,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잘 때 큰 소리로 코를 골아 옆 사람이 잠을 못 잔다. 잠이 깰 때는 입이 말라 있고 목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이 심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우울증이 오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리비도가 떨어지게 되며, 전반적인 혈압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동반된다. 특히 숨이 막혀 있는 상태가 10초 이상, 한 시간에 20회 이상 반복될 경우 뇌졸중 및 심장병 위험성이 높아진다.

체중을 줄이고, 안정제나 술은 피하고 옆으로 자는 습관을 갖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경우 오히려 너무 많은 수면제 복용은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증세가 심각할 경우, 양압기 치료 등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갈수록 삶이 팍팍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몇 가지 습관만 바꾸어도 의외로 꿀잠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혼자서 잘 안된다 싶으시면, 전문적인 수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린다.
김율희(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영등포병원 신경과장)
약력/학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학교 신경과 석사
-연세대학교 신경과 임상조교수•외래교수
-고려대학교 신경과 임상조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자율신경학회 정회원

진료분야
-손발저림, 두통, 어지럼증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근무력증, 안면마비, 말초신경병
-뇌전증

김율희(영등포병원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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