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 나무 그림자는 해가 만든다’
  • 입력날짜 2023-03-20 13:01:09 | 수정날짜 2023-03-20 16: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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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의 영등포공원 느릿느릿 걷기]
맨몸으로 서있는 나무는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껍질과 색깔, 생김새 따위로 다름을 아는데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면
어떤 나무인지 알기 쉽습니다.
잎과 열매가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 나무는 마로니에라고도 부르는 칠엽수입니다.
마디에 길쭉한 나뭇잎이 일곱 개가 달립니다.

햇살이 좋은 오후 공원은 맑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무를 보고
또 어떤 사람은 그림자를 보기도 합니다.

그림자는 나무를 본뜨지만
그림자는 매번 다릅니다.
한낮 그림자는 나무가 아닌
해가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매번 다른 그림자를 보지만
사실 나무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가끔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가지를 쳐 내고 나무를 잘라내는 일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 말입니다

이용욱(영등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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