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수본, 혈세 낭비와 지역 의료서비스 공백 초래
  • 입력날짜 2021-10-21 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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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의원 “체계적이고 정밀한 계획 수립 필요”
중수본이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지정 과정에서 지자체 추천 병원에 대해 별도 검토 절차나 검토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혈세 낭비와 지역 의료서비스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요양병원 내 집단 감염을 대처하고자 긴급히 지정된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중 일부의 병상가동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석 국회의원(왼쪽 사진)이 중앙사고수습본부(아래 중수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수본이 지정한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11곳 중 지정취소 2곳을 제외한 9곳에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498억 원가량의 예산이 지원되었다. 이 중 4곳의 병상가동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고, 4곳에 지원된 손실보상액이 약 15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본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12월 말부터 11곳의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해당 지자체 요청과 확진자 감소 추이 등을 이유로 5곳이 지정 해제, 2곳이 지정 취소되었다.

감염병전담 요양병원별 지정 기간 월별 병상가동률을 보면 (지정취소 2곳 제외) 9곳 중 4곳이 지정 기간 중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한 병원은 지정 해제되기 전 4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받지 않은 채 약 39억 원에 달하는 손실보상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혈세 낭비는 졸속으로 추진된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지정 절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수본이 지자체에 공문으로 추천받은 지역병원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별도 검토 절차나 검토 근거가 없었다.

작년 12월 26일 가장 먼저 지정된 2개 병원은 12월 23일 중수본이 경인 지역 지자체에 추천 요청 공문을 보낸 지 3일 만에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정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가 지역 내 유일한 급성기 병원을 사업 대상으로 추천하여 지역 내 필수 의료서비스 공백을 자초했다는 해당 지역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 중수본이 추천받은 병원의 특성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고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하여 지역민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회보건복지위원장은 “처음 겪는 범유행 속에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라면서도 “다음 범유행 대비를 위해서라도 체계적이고 정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업 대상의 특성을 꼼꼼히 살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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