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중규 칼럼-시대유감] 비상계엄 선포 1년, 국민의힘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입력날짜 2025-12-09 14: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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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 자문위원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 자문위원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여의도를 전쟁터로 만들었던 12.3 비상계엄 선포 1년 그날도 그렇게 지나갔다. 각종 시민단체가 곳곳에 집회를 열며 최대한 데시벨 높인 확성기로 서로 경쟁하며 밤늦도록 소란을 피웠다.

‘국회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커다란 돌비석이 세워져 있는 국회의사당도 그에 못지않았다. 여야 공평무사하게 하라고 국회의장은 당적을 지니지 않는데, 평소에도 과도하게 출신 정당 편에 서는 정파 편향성 드러내 ‘우’원식이 아니라 ‘좌’원식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날 역시 국회의사당에서 <그날 12.3 다크투어>라는 다소 황당한 행사가 전날 펼쳐졌고, 심지어 오후엔 국회의사당 본청 정면에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거대한 글귀를 부착하는 행사 등으로 온종일 국회의사당은 어수선했다.

그를 보는 국회 방문 시민들 사이에서는 “어찌하여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글귀는 함께 적지 않는 것인가?”하는 질타도 나왔다. 적대적 진영 정치에 찌들어 있는 국회, 민주공화국이라 부착하기엔 국회 자신도 부끄러웠던 것일까. 그렇게 그날 하루 여의도 그 어디에서도 갈라지고 찢긴 우리 사회를 보듬어 통합시키려는 성숙한 몸짓의 현장은 보이지 않아 몹시도 안타깝고 아쉽기만 했다.

그럴지라도 국민의힘 구성원들이 비록 한목소리 내지 못해 어정쩡하게 진행된 것이지만, 그래도 일단 ‘사과의 다리’를 건넌 것은 옳고도 잘한 일이었다. 비상계엄이란 시대착오적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까닭이다. 당시 이재명 당대표의 민주당이 사실상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로 윤석열 정부 향해 다수당의 횡포를 부린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럴지라도 비상계엄은 전혀 엉뚱한 자살골이었다.

당시 정치인 이재명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켜 조기 대선을 실시하지 않고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본인의 정치 인생이 끝날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있었기에, 혹자들이 이재명-김민석 콤비에 의한 ‘계엄 유도설’까지 얘기할 정도로, 도박하는 심정으로 줄 탄핵과 줄 특검 연발하며 대통령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가며 탄핵을 유도했던 것인데 거기 어리석게도 결국 넘어가고 만 것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며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25명 국회의원과 송원석 원내대표 등 40여 명에 달하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결단이 의미가 있었던 이유다.

특히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민생정당, 정책 정당, 수권정당으로 당 체질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정당혁신을 이루어 내 국민께 다시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라는 대국민 약속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렇게 국민의힘은 뼈를 깎는 각오로 ‘계엄의 모든 것’과 단호히 절연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소수 강경파 아스팔트 세력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보수우파의 본령인 대한민국의 상식과 합리를 추구하는 보통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스팔트 세력에 휘둘리면서 ‘당성’을 얘기하는데, 국민의힘의 진짜 ‘당성’ 그 뿌리는 부국강병의 민생을 도모하는 것, 곧 대한민국이 절대 빈국에서 오늘날의 경제 대국이 되는데 기초를 닦았던 박정희 대통령의 제3공화국 시절의 공화당 같은 ‘일꾼 정당’에 닿아있다. 그런 모습이 국민의힘이 돌아가야 할 본령이다.

12개 범죄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나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는 그러한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을 회피하기 위해서 사법개혁, 검찰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양두구육의 탈을 쓰고 사법부의 독립을 파괴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등 법치국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폭주하는 민주당의 헌법 파괴적 행태 앞에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 야당이지만 국헌 수호의 각오로 대한민국의 정상화라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민생’을 지키는 길, 국민의힘에 새롭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정중규 대한민국 국가 원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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